(양도세중과 이대로 좋은가)②"양극화·투기 막을 보루..폐지 안된다"
2013-05-16 16:37:59 2013-05-16 16:40:44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2002년 참여정부 집권 첫해, 3억원 선에 거래되던 개포주공1단지 53㎡는 이듬해 5억원으로 치솟았다. 그리고 집권 마지막해 이 아파트는 12억원까지 폭등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참여정부 5년 동안 전국 아파트 가격은 평균 34.0% 올랐다. 서울은 52.9% 상승했으며, 강남3구는 무려 77.7%나 뛰었다.
 
당시는 많은 개인 사업자들이 사업까지 접고 부동산시장으로 뛰어드는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고, 경제 활동이 부동산에 집중되는 광기마저 엿보이던 시기였다.
 
정부는 투기를 억제하고 부의 집중을 막기 위해 칼을 빼들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양도세 중과세, 종합부동산세 등 '징벌적 과세'가 시작됐다.
 
"MB정부 내내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참여정부 시절의 거품이 남아있고, 당시의 부동산 광기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
 
'징벌적 과세'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다.
 
◇여전히 남아있는 부동산 광풍의 흔적
 
경제정의실천연합회는 "3.3㎡당 2000만~3000만원 하는 곳에 900만원대 반값 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이 아직 과도한 거품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준다"며 "양도세 중과세 폐지는 토건업자의 민원사항을 들어주는 것이고 친서민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현재의 주택거래침체 원인을 양도세 중과세에서 찾는 것은 명백한 오진이라고 지적한다.
 
지금도 양도세 중과세 한시적 면제에 따라 현재 2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매각 때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침체를 양도세 중과세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중과세 폐지는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이들은 하고 있다. 2011년 통계청에 따르면 2인 이상 도시가구의 '지니계수'는 0.315로, 1990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지니계수는 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분포의 불균형을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낮다는 뜻이다. 통상 0.4를 넘기면 불평등 정도가 심한 것으로 본다.
 
또 우리나라의 토지소유 편중은 소득 상위 1%가 전체 과세대상 토지의 45%를 소유하고. 상위 5%가 토지의 59%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극심하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양도세 중과세 폐지는 투자 목적의 다주택자에게도 특혜가 돌아가는 것이므로 자금력이 있는 투기세력을 이용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 우려가 있고, 이는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킬 여지가 있다"며 "실수요자와 투기적 수요를 구분해 과세를 해오던 부동산 세제의 근간을 흔들고 조세정의를 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경.
 
◇‘징벌’ 아닌 ‘노블리스 오블리주’ 차원 과세
 
징벌적 과세라는 표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자와 투기꾼을 징벌한다는 부정적인 제도가 아니라 소득이 많은 곳에 당연히 많은 세금이 부과되는 자연스러운 조세원칙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시장 관점에서 보면 거래에 대한 세금으로 분류되지만 세법상 소득에 대한 세금이다.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더 많이 버는 사람은 그만큼 많은 사회적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보편적인 의식에 관한 문제다.
 
특히 부동산 시세 차익을 통한 소득이 불로소득이란 부정적 인식이 높은 만큼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누진과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도 하다.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됐지만 사회 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소득이 있는 곳에는 납세 의무가 있고, 더 많이 버는 사람은 그만큼의 사회적 책임에 따라 더 많은 세금을 낼 필요가 있다"며 "징벌적 과세라는 부정적 표현으로, 없어져야 할 정책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 의식 공유 차원에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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