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 오른 그날 이후 4년이 흘렀다. 23일 오후 2시 김해 봉하마을에선 노 전 대통령 4주기 추도식이 거행된다.
(사진=박수현 기자)
역설적이지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폐족 신세가 됐던 친노(親盧) 적자들은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었다.
이들은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대선을 거치면서 4년간 영광과 좌절의 부침을 맛봤고, 현재는 서로 다른 처지에 놓여 있다.
'바보' 노무현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거듭 부산에 출마했다 낙선하던 시기 지근거리에서 그를 보좌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재기했다.
안 지사는 김한길 대표 체제에서 입지가 크게 약화된 친노그룹의 차기 구심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당장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차기 대권주자로도 부각될 전망이다.
'좌희정 우광재'로 불리며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빛을 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안 지사와 마찬가지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허나 이 전 지사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2011년 1월 대법원이 징역형을 확정하면서 지사직을 상실하고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됐다. 사면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정치를 계속할 수 없는 상태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식에서 불러내 "노무현과"라며 손을 들어줬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전 지사와는 달리 자의로 정치권을 떠난 케이스다.
노 전 대통령 서거로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대선 후보 지지율 2위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던 유 전 장관은 안 지사·이 전 지사와 달리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패해 낙선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구도 극복을 위해 제3당을 만들고자 분투했던 유 전 장관은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가 터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그는 대중적 진보정당의 제3세력화라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내가 졌다"며 정치권 입문 10년 만에 지식소매상으로 돌아갔다.
노무현 의원의 비서관으로 인연을 맺어 노 전 대통령이 결혼식 주례를 서주기도 한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진보정의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며 참여계의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적자는 아니지만 친노의 수장으로 통하며 지난해 민주당 대표에 차례로 선출된 한명숙·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패배로 2선 후퇴했다.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보다 많은 득표를 거둔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의원은 숨을 고르고 있지만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세력화가 본격화되면 어떤 형태로든 야권의 한 축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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