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의 현택환 단장이 리튬이온배터리나 태양전지와 같은 에너지 소자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산화물 나노입자의 갈바닉 부식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현 단장은 지난 23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금속에만 적용되던 갈바닉 부식원리를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에 역으로 적용해 리튬이온전지 음극의 용량을 최대 3배까지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금속의 갈바닉 부식원리를 반대로 적용해 산화망간 나노입자와 철 과염소산염 수용액과의 반응으로 산화철·산화망간 이종접합구조인 나노박스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철 과염소산염의 농도를 증가시켜 속이 텅 빈 산화철 나노새장(Nanocage)으로 변환됨을 밝혀낸 것이다.
◇갈바닉 부식 작용기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순, 사진=이한승기자)
갈바닉 교환반응을 이용하면 여러가지 금속이 섞여있으면서도 다공질인 독특한 구조를 만들 수 있는데, 이런 구조는 촉매활성이 뛰어나고 약물전달체로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갈바닉 교환은 환원전위가 낮은 금속이 환원전위가 높은 금속 이온과 만날 경우 환원전위가 낮은 금속은 산화·용해되고 환원전위가 높은 금속은 환원돼 환원전위가 낮은 금속 표면에 달라붙은 침적현상으로 금속 나노재료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꼽힌다.
연구단은 이런 갈바닉 교환과정과는 반대로 금속 산화물에 포함된 환원전위가 높은 금속 이온을 용해시키고 환원전위가 낮은 금속 이온을 새로운 금속산화물로 침적시킴으로써 최초로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의 갈바닉 부식을 증명했다.
이렇게 생성된 나노박스와 나노새장의 속이 빈 구조는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게 하고 다공성 구조는 물질의 이동을 원활하게 해줘 에너지 저장능력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리튬이온전지 실험에서 확인됐다.
연구단의 연구결과, 산화철과 산화망간 이종접합 나노구조를 리튬이온전지의 음극으로 사용했을 때 흑연을 음극으로 사용 것보다 최대 3배의 높은 용량을 보였으며 수많은 충·방전 이후에도 성능저하(0.5% 미만)가 거의 없었다.
현 단장은 "전위 금속 산화물은 상용화된 흑연보다 이론적으로 큰 용량을 발현할 수 있어 차세대 음극 재료로 주목 받아왔지만 배터리 충·방전 시 물질의 부피 변화가 커 장기적 성능 저하가 큰 문제였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물질에 적용해 작동전압을 쉽게 조절하고 용량 및 안정성을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료전지 외에도 태양전지나 수소전지 등 고성능 배터리 개발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망간과 철 산화문 나노입자 뿐만 아니라 코발트와 주석 산화물, 망간과 주석 산화물 등 다금속 및 다공성 금속산화물 나노입자의 제조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며 대량생산이 가능해 의약품과 MRI 조영제 등 생의학 분야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속 산화물을 통한 배터리는 흑연 계열 배터리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기간 상용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현 단장측 설명이다.
이어 안정성 측면에서도 단기간에 저용량임에도 실용적으로 사용 가능한 흑연 계열을 따라잡기는 힘들지만 실험적인 측면에서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에서의 갈바닉 교환 반응'이라는 논문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 5월24일 본지에 게재됐다.
◇현택환 IBS 단장이 지난 23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에서의 갈바닉 교환 반응'을 규명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한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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