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최근 자동차를 사면서 약정기간이 끝날 때 원금을 일시 상환하는 유예 할부·리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증함에 따라 ‘카푸어’ 양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여신전문 금융회사가 취급한 유예할부 상품 잔액이 7022억원으로, 전체 자동차 할부금융 잔액(10조3000억원)의 6.8%를 차지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유예할부 상품은 차량 가격의 30%를 일시에 지불한 뒤 나머지 원금 70% 가운데 10%는 할부기간에 이자와 함께 내고, 할부기간이 끝나면 60%를 한꺼번에 상환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유예할부 잔액 중 수입자동차 할부는 813억원으로 전체의 11.6%였다. 국산차 할부(6209억원, 88.4%)에 비해 비중은 낮지만 2009년 130억원, 2.1%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다만 20대의 이용 비율이 적고 만기 도래액이 연도별로 분산돼 있어 ‘카푸어’가 급증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리스기간에는 비용을 적게 내고 리스가 끝나면 잔금을 많이 내는 유예리스 잔액은 작년 말 기준 2600억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자동차 리스 잔액 8조7000억원의 3.0%다. 유예리스 잔액 중 수입차 리스금액은 2533억원(97.4%)으로 유예리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유예할부와 유예리스 모두 30∼40대의 이용 비중이 전체의 6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이용 비중은 각각 8.0%와 5.0%였다. 만기도래 예상금액은 유예할부가 2013∼2015년 2500억원 내외이고, 유예리스가 같은 기간 1000억원 안팎이다.
금감원은 젊은층이 수입차를 유예할부·리스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카푸어’ 우려가 제기됐지만 연도별 취급잔액, 연령대별 이용 비중을 보면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내다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만 여신전문 금융사의 유예할부·리스 취급이 과도해지면 건전성 악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며 “소비자도 유예 할부·리스의 상품구조를 이해하고 자신의 상환 능력에 맞게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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