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농산물 유통 개선을 위해 도매시장법인의 역할을 키우겠다는 정부 방침이 도매법인 사이의 담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농수산물 유통개혁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중도매인간 거래 허용 방침 등은 현실적 필요성을 받아들인 제도이긴 하지만 담합에 의한 경락가격 억제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결국 출하자에게 불리한 제도가 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7일 '농산물 유통개선 종합대책'을 내놓고 유통주체끼리 경쟁을 촉진한다는 취지 아래 도매시장법인에 대한 큰 폭의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그 세부사항으로 도매법인이 산지유통인처럼 직접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직접 시장이나 슈퍼마켓에 내다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저장·물류사업을 할 수 있도록 겸영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방침은 중도매인의 예속 문제를 강화하고 담합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자본력 있는 도매법인들로 하여금 저장, 가공, 물류시설에 대한 겸영을 통해 출하 조절과 가격조정 능력을 키우고 고질적 하역문제를 포함해 물류 효율화 의무감을 높일 수 있지만 도매법인의 가장 중요한 거래기능을 소홀히 할 수 있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거래대상인 중도매인에 대한 교섭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위원이 이처럼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유는 도매법인 대부분이 민간유통기구로서 '이윤 실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배추 양파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건 품목에 따라 산지유통인, 저장업체 등의 담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공정경쟁환경을 조성하고 농산물가격을 안정화 하는 차원에서 견제장치를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농산물 도매시장이 농산물유통경로의 가장 중요한 경로로서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출하농민과 소비자를 위한 '공공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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