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 부동산시장은 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격 하락은 막지 못했지만 하우스푸어 양산의 독이 된 거래실종은 어느정도 개선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후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건설·부동산 정책 수장인 국토교통부 장관 자리에 사상 처음으로 도시경제 학자를 앉혔고, 시장교란을 부른 MB정부 부동산 정책을 빠르게 수술대 위에 올렸다. 취임후 첫 부동산대책이었던 4.1대책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들을 담아냈다.
이처럼 집권 후 시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주택가격 하락은 막아내지 못했다.
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하락했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역시 0.74% 떨어졌다.
다만 부동산1번지 강남3구의 아파트 값은 0.31% 상승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50.64㎡는 취임 전 최고가 7억4000만원에 실거래됐으나 최근에는 8억원에 팔린 바 있다.
강남을 제외한 나머지가 대부분 하락했지만 4.1대책이 수도권 거래 정상화가 핵심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점은 올라간다.
4.1대책은 호황기를 보내고 있는 지방보다 수도권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정책으로 대부분 구성됐다.
4.1대책에서 박근혜 정부는 수도권에 대거 포진된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 대해 취득세를 면제해 주고, 저리의 대출을 지원했다. 은행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도 완화했다.
'6억원 또는 85㎡ 이하' 신규주택이나 1가구 1주택자의 주택 구입분에 대해서는 다주택 여부와 상관없이 향후 5년간 양도세를 전액 감면했다. 1기 신도시의 현안인 리모델링 수직 증축도 허용하기로 했다.
과잉공급 진단에 수도권에 집중 공급된 보금자리주택정책을 폐기하는 등 장기적인 주택 수급 조정안도 내놨다.
이 때문에 주택가격이 지속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거래 증가에는 약효가 발휘됐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인 3월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는 총 1만7356건의 아파트 거래가 신고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817건에 비해 46.8% 증가했다.
특히, 강남의 거래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36건에 불과했던 거래량은 3737건으로 93.0%나 급증했다. 2009년 5318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이번 부동산대책은 호황기를 보낸 지방보다 장기 침체에 시달리던 수도권 주택시장 특히 강남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약발이 먹혔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단 강남의 훈풍이 언제까지, 어느정도로 확산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계절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시장에서의 박근혜 정부와 4.1대책의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김일수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커다란 시도를 했지만 지방 활황기 마무리 등 시장 상황과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가을 성수기인 9~11월 부동산대책의 정확한 효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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