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TX)
STX엔진과 STX중공업은 STX조선해양에 선박용 엔진이나 조선 기자재 등을 공급하는 계열사다. 이들 3개사는 서로 업무 연관성이 높아 STX조선해양에 대한 자금지원을 재무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STX조선해양이 2년치 수주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는 점도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높게 하는 주요 판단 근거다.
새판짜기 시도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에서부터 시작됐다.
채권단은 지난달 27일 열린 STX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 요청 설명회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STX그룹 재무 담당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후 31일 STX그룹 CFO 겸 STX대표인 변용희 대표와 STX그룹 A전무가 연달아 사임했고, 이들과 함께 사퇴 의사를 밝힌 STX조선해양 B부사장도 조만간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2일에는 이희범 STX중공업·건설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바 있다.
STX그룹 재무 담당 경영진의 줄사퇴로 책임소재 문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된 가운데 이제는 STX조선해양에 긴급 지원해야 될 자금의 규모와 지원 시점이 경영정상화의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채권단은 이미 지난 4월 STX조선해양에 6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했지만 STX조선해양은 선박제작을 이유로 4000억원의 추가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이를 두고 채권단 내에서도 이견이 많아 합의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일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우선 30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고 추후 채권비율대로 분담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실사가 끝나는 대로 이를 참고해 채권단 소속 은행들이 자금 지원에 대한 동의서를 보내면 자금 지원 규모와 시기가 확정된다.
STX조선해양과 관련 협력사들은 채권단 자금 지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금 지원이 늦어질수록 선박 제작이 지연돼 지연보상금을 물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선주사들의 신뢰를 잃어 향후 회사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자금 지원만 이뤄지면 선박을 생산, 선박대금을 받아 외부 도움 없이도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
한편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엔진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은 매각 또는 법정관리를 통해 각자 살길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STX다롄을 비롯해 STX프랑스·핀란드 등 해외 계열사와 STX팬오션은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이 굳어졌고, STX건설은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문제는 아직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포스텍이다. 포스텍은 STX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옥상옥으로, 다른 계열사와 달리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 이익이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혼자서 자금을 창출할 수 없는 구조다.
또 포스텍 지분 약 70%를 강덕수 회장이 보유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포스텍이 강 회장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는 이유로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지분 가치도 크게 추락했다.
이 때문에 포스텍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최근 포스텍에 자금을 대출하면서 담보로 설정해둔 STX 주식 653만주(10.8%)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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