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방송공정성특위..정상화는 언제?
출범 두 달째 표류..'공전특위' 오명
업무보고·공청회 일정은 확정했지만 소위원회 구성은 또다시 '물거품'
2013-06-07 17:43:49 2013-06-07 17:50:11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정부 조직개편으로 탄생한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가 두 달이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가 방송 공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범시켰지만 여야 힘겨루기와 무관심으로 '공전 특위'라는 오명만 뒤집어 쓰고 있다.
 
방송공정성특위는 지난 4월 여야 의원 18명으로 구성됐지만 두 달 동안 두 차례 전체회의를 연 것이 전부다. 당초 여야가 합의한 대로라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안, 방송의 보도 제작 편성의 자율성 보장 방안,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공정한 시장점유를 위한 장치마련 등의 문제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놓야야 할 시점이지만, 결론 도출은 커녕 실질적인 논의 기구인 소위원회도 꾸리지도 못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예상대로 '발목잡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당은 민주당 측이 회의 일정을 임의로 정했다는 이유로 첫 회의부터 불참하는가 하면 지역구 일정이나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일정을 계속 늦춰왔다.
 
민주당 역시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15일 전병헌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공석이 된 방송특위 위원장 자리를 20일이 넘도록 비워뒀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많고 성과는 나기 어려운 방송공정성특위를 기피하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의 방송 공정성에 대한 관심도는 여당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터져나온다.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달 28일 '방송공정성 특위 모니터 보고서'를 내고 "국회의 방송공정성 특위가 구성된지 두 달이 지났지만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두 차례 회의에서도 방송공정성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또 임시국회 개회일인 지난 3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방송공정성특위의 활동을 촉구하는 릴레인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비난이 거세지자 전병헌 위원장과 조해진 새누리당 간사, 유승희 민주당 간사는 4일 저녁 부랴부랴 정부부처의 업무보고와 공청회 일정을 확정했다. 의원장직은 전병헌 원내대표가 당분간 맡기로 했다.
 
여야는 먼저 오는 14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같은 날 오후에는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20일에는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 공청회와 ‘SO·PP의 공정한 시장 점유를 위한 장치 마련’ 공청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방송규제개선 및 공정성보장 소위원회와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소위원회 위원장 구성은 또 불발됐다. 여야는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야 간사가 두 소위원회 위원장을 나눠 맡는데에는 합의했지만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소위원회 위원장을 서로 맡겠다며 갈등을 빚어왔다.
 
해직언론인 관련 공청회도 무위로 돌아갔다. 민주당이 건의했지만 새누리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해직언론인 문제가 특위 의제가 아니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방송공정성 특위는 활동 시한이 올 9월까지다. 여기에 휴가철과 국정감사 등을 감안하면 특위가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사실상 6월 한 달 뿐이다. 그럼에도 여야가 사사건건 대립하는데다 양쪽 모두 의지가 부족해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만 키우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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