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숨을 죽이고 있던 주택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경매시장에서 포착됐다. 저렴한 주거용 주택을 찾아 경매 법원으로 향하는 발길이 늘고 있는 것.
반면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다가구주택은 초강력 경쟁 상품의 등장에 찾는 손길이 줄고 있다.
11일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소재 아파트 경매 물건 낙찰가율은 79.8%로 나타났다. 1월 74.3%에서 5.5%p 높아졌다.
아파트의 대체품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인 다세대주택 역시 낙찰가율이 1월 70.3%에서 5월 78.0%로 올랐다.
실제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다세대주택(전용면적 51㎡)은 최근 2억85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주택의 감정가는 3억50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93.4%에 달한다.
취득세·양도세 감면안을 담은 4.1부동산대책으로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됐고, 전세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음에 따라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전셋값은 올들어 단 한차례의 하락없이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1주까지 전셋값은 평균 1.94% 올랐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서울 경매시장에서 다세대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4.1 대책으로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법원경매 현장(사진=한승수)
이와 달리 지난해까지 임대주택용으로 인기를 끌던 다가구주택은 불과 한 달 사이 관심이 식었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임대 주택이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 상품인 행복주택 공급 계획이 발표되면서 부터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월 72.7%였던 낙찰가율은 4월 78.6%로 치솟았지만 5월 70.9%로 떨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5년간 20만가구의 행복주택을 공급키로 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잠실·송파·목동·오류·가좌·공릉·고잔지구 등 총 7곳을 시범지구로 지정하고 1만5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50~80% 선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경매시장은 부동산물건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 중 한곳으로 시장의 동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면서 "보금자리가 매매시장에 큰 파장을 미쳤듯 행복주택은 임대사업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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