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경제민주화 정책 기조에 따라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강화한다며 동반성장 관련 행사를 잇달아 열고 있다.
그러나 성과 관리도 제대로 안되는데다 상생 구호만 내세우고 있어 보여주기식 실적만 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가운데)과 대·중소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디스플레이 협력 생태계 협약 체결식'이 열렸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이날 윤 장관은 "점차 경쟁이 심해지는 국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은 필수"라며 "다른 업계도 동반성장을 위해 더 분발해 달라"고 강조했다.
동반성장을 위해 분발해 달라는 장관의 발언에서 드러나듯 정부가 주관한 동반성장 협약식과 간담회는 이번만이 아니다.
산업부는 5월에만 터치산업 동반성장 포럼(8일)과 동반성장 중간점검 간담회(8일)를 비롯 탄소나노튜브 업계 동반성장 포럼(14일), 창조경제와 동반성장 위한 정책포럼(15일),
포스코(005490) 성과공유 자율추진 및 동반성장 투자재원 출연식(23일) 등을 연이어 열었다.
6월에도 산업혁신운동3.0 출범식(18일)과 대·중소기업 에너지동행 협약식(24일)이 열렸다.
경제민주화를 주도하는 공정거래위원회나 동반성장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추진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행사는 더 많아진다.
하지만 동반성장 구호만 요란한 채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날 반도체·디스플레이 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전자부품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일주일이 멀다고 행사가 열리는데 동반성장이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며 "웬만한 기업과 기관치고 동반성장 행사에 안 불려 나온 곳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반성장 취지에 무색할 정도로 현장 업계의 분위기는 냉랭한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구호만 요란한 채 동반성장 실적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부를 비롯해 공정위나 동반위는 아직 동반성장 실적에 대한 통계나 자료를 구체적으로 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부는 이날 이제야 앞으로 연 1회~2회에 걸쳐 실적 점검회의를 열어 성과를 모니터링하겠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동반성장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정부가 구체적인 달성목표 없이 추상적인 상생협력만 강조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고 고용창출 하자는데 도대체 협력 생태계 개념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며 “정부가 지원센터 구축과 동반성장 펀드 조성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서 대·중소기업이 모두 동참하고 협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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