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휴대폰 성장세 둔화'..2분기 실적 '실망'(종합)
갤럭시S4 효과·반도체업황 개선 등 호재불구 10조 돌파 실패
2013-07-05 10:37:05 2013-07-05 10:46:26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2분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달부터 해외 증권사, 투자은행(IB) 등을 통해 제기된 '스마트폰 쇼크'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7조원, 영업이익 9조5000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또 한번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 컨센서스에는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분기마다 7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 퍼레이드를 이끌었던 IM(IT·모바일)사업 부문의 부진이 이번 분기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했다.
 
이세철 메리츠종근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IM사업부가 6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분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실적이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조업체 특성상 지난 1분기에 애플과의 특허소송 충당금을 대부분 반영했다고 가정하면 IM부문의 성장세가 꺾였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애플과의 소송 충당금을 IM부문에 적립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현 동영증권 연구원은 "애플과의 소송 충당금이 1조원이 지난 1분기에 모두 적립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감안할 경우 스마트폰 사업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다고 볼 수 있다"며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도 예상보다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경우 업황 개선에 따른 시장 기대감에 부합하는 성적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1조7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PC용 중심으로 디램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모바일용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확대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시스템LSI 사업 부문이 아직 '애플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박현 연구원은 "메모리 사업부문은 업황 개선에 따라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1분기 애플의 주문 감소로 인한 여파가 갤럭시S4를 통해 상쇄되지 않은 것은 엑시노스 시리즈의 탑재량이 예상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올해 연간 실적 기대치도 일정 부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자에 대해 매출 약 230조원, 영업이익은 40조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2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40조원 달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세철 연구원은 "2분기에는 IM 부문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10조원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반도체 시황도 개선되고 신제품도 나오는 3분기에는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자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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