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TSB 일방적 태도 '논란'..비판 목소리 이어져
윤형두 사장, 공항 브리핑 원천 차단 등 간섭
ALPA "미 당국 조사 관련 과잉 공개" 비판
獨 슈피겔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 시간 문제"
2013-07-10 10:32:54 2013-07-10 10:36:00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 충돌사고와 관련, 미 당국이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무리하게 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미국 당국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조종사 경험 미숙' 등을 부각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측의 브리핑은 차단하는 등 간섭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각) 사고 수습 대책 지휘 등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윤영두 아시아나항공(020560) 사장은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계획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아시아나측에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언행을 하지 말라'는 등의 경고를 통해 브리핑을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미 NTSB가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을 지속하고 있는데 반해 윤 사장이 국내 언론 브리핑에서 '조종사 실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 충돌 사고기 모습.(사진=美NTSB 트위터 캡쳐)
 
이런 가운데 미국 당국이 조사 진행상황을 과잉 공개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조종사 노조인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는 NTSB가 사고 전후 상황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너무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ALPA에는 미국과 캐나다 조종사 5만명 이상이 소속돼 있다.
 
ALPA는 이날 성명을 통해 "NTSB가 블랙박스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무분별하게 공개해 사고 원인에 대한 무성한 추측을 낳고 있다"며 "NTSB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뿐만 아니라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정보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NTSB가 충돌 사고의 원인으로 조종사들의 과실에 무게를 두고 진행하는 것에 대해 "NTSB가 이미 (조종사 과실로) 사고 원인을 확정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독일 루트프한자 조종사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이번 사고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해 주목된다.
 
슈피겔은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기의 활주로 충돌 사고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열악한 공항 컨디션에 대해 여객기 조종사들이 우려해왔다"면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의 사고는 시간 문제였다"라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착륙유도장치를 비롯해 착륙 안전 관련 몇몇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일 루프트한자의 한 조종사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들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사전 경고 등을 통해 공항에 가파른 각도로 접근하고 있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착륙각도를 사전에 조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슈피겔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소음 발생을 최소화 하기 위해 착륙을 시도하려는 항공기에 급한 각도로 활주로에 접근하도록 요청하는 일이 잦다고도 지적했다. 이때문에 하강속도가 허용치까지 올라가거나 심지어 이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항공기들 사이의 착륙 간격이 지나치게 짧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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