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은행 직원들의 고액연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주요 금융지주 임원들이 급여 반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은행 직원들의 '성과보수체계 점검'에 나서 은행원들의 억대 연봉 구조에 메스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금융지주와 은행에 대한 성과체계 점검에 돌입했다.
은행권 수익이 급감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점포정리, 인건비 효율화 등을 통한 경영합리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은행들이 수익이 많이 날 때는 거액의 성과급 지급 등으로 연봉을 크게 올리면서도 수익이 악화될 때는 연봉 삭감 등 자구 노력에 인색하다는 점도 연봉 성과체계를 뜯어보게 만든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원의 평균 급여는 1억원 수준으로 남자 직원 기준 외환은행이 평균 1억2220만원, 하나은행 1억400만원, 국민은행이 1억원, 신한은행이 9500만원, 우리은행이 9100만원 수준이다.
◇주요 은행별 직원 평균 급여현황(단위:만원)
(자료 : 금융감독원, 경영진급여 제외)
이들 5개 은행의 남녀직원 평균 연봉은 7840만원으로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인 7000만원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7조원을 넘은 삼성전자보다 18개 은행 전체를 합쳐도 당기순이익이 1조8000억원에 불과한 은행 직원들이 연봉을 더 많이 받는 것이다.
문제는 은행 수익이 반토막이 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올해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1조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지만 금융노조는 8.1%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교섭 대표단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해 지난달까지 상견례 포함, 네 차례의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금융노조는 기본급 8.1% 인상, 60세 정년보장 및 65세까지 임금피크제 적용 연장을 요구해왔다.
다만 노조는 지난 달 열린 3차교섭에서는 "은행의 경영사정이 어려운 점을 알고 있다"며 "(8.1%를) 다 받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발 물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남홍 사용자협의회 노사협력 처장은 "지난 달 회의 때 노조는 사측에서 임금 인상률을 먼저 제시하라는 뜻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는 않았다"며 "현재 경영환경도 어렵지만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임금을 올려 줄 형편이 아니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지난해까지 두 해 연속 10월에 임단협을 마쳤지만 올해는 노조가 추석 전에 협상 합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번 4차 협상은 내달 13일에 열릴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임금 소폭 인상이나는 임금 동결 등 노조의 통큰 양보가 있다면 임단협이 빨리 마무리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노조가 원치 않아도 금융당국이 연봉 체계 수정을 요구할 경우 임금 동결이나 삭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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