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시장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국고채나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 예적금 금리도 올라야 하지만 일부 은행은 적금금리를 인하하는 등 오히려 시장과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월말 2.6% 수준에서 6월24일 3.12%까지 급등했다. 이후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이달 11일부터 다시 상승해 현재 3%대 언저리를 유지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 현황>
(자료 : 금융투자협회)
지난달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조기에 종료될 것이라는 우려로 급등했던 국고채 금리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출구전략 완화 발언으로 우려가 줄면서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미국이 출구전략에 돌입하면 채권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최근 채권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채 AAA등급 1년물 금리 역시 상승하고 있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은행채 AAA등급 1년물 금리는 6월 초 2.7%에서 6월 중순 2.87% 수준까지 올랐다. 7월들어 2.67%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다시 오름세를 유지해 은행채 금리(민평평균)는 30일 2.72%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국내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동결됐다.
우리은행은 5월14일 이후 현재까지 예·적금 상품 금리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고 기업은행 역시 6월15일 이후 지금까지 수신금리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은행,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들도 5월 말 이후 사실상 금리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과 신한은행은 오히려 적금금리를 인하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17일 일반정기적금 금리를 0.05~0.15%포인트 인하했다. 일반정기적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2.75%에서 2.6%로 0.15%포인트 낮아졌고 2년 만기 금리는 연 2.8%에서 2.7%로 0.1%포인트 내려갔다. 6개월 만기, 3년 만기 상품도 각각 0.05%포인트씩 금리가 하락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단기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금리를 인하하게 됐다"며 "앞으로 시장금리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적금금리 상승을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금리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6일 1년 만기 상품인 스마트적금 금리를 연 3.3%에서 3.1%로 인하했다.
스마트 적금은 별다른 우대 조건 없이 무조건 연 3.3%의 이자를 지급해 큰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청약저축 금리가 인하돼 스마트 적금 금리를 내리게 됐다"며 "1년짜리 적금인 스마트 적금 금리를 3.3%로 유지할 경우 2년 만기로 청약저축에 가입한 고객들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역전 현상이 벌어져 금리를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약저축 금리는 지난 22일부터 최대 0.7%포인트 인하됐다.
이에 따라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 금리가 유지되지만 1년 이상 2년 미만은 종전 3%에서 2.5%로, 2년 이상은 4%에서 3.3%로 각각 내려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정기예금상품 금리를 조금씩 올렸다"며 "향후 예금금리는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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