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최근 5년간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된 코스닥 종목의 실적과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겉만 그럴듯한 알맹이 없는 기업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잠재가치'에 방점을 찍고 접근해야 한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승부하는만큼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히든챔피언 선정 기업 실적·주가 '하락'인 곳 '상당'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된 기업 중에는 실적과 주가 모두 부실한 기업들이 제법 많다. 눈에 띌만한 우수한 실적을 낸 곳도 있지만 선정 이후 영업이익이 적자전환되고, 상장폐지된 기업까지 있다.
지난 2009년 히든챔피언 선정 첫 해 친환경 농업기업 세실이 상장폐지됐고, 2010년 선정된 에스디는 6개월만에 글로벌 헬스기업인 인버니스에 인수된 뒤 결국 상폐를 면치 못했다.
이처럼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지난해 기준 당해 실적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실적악화에 고전했다.
주가 등락률 역시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27일 금융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선정된 기업 중 선정 직후 8월 중순까지의 기간동안 4개 기업을 제외한 22개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다.
테크윙(089030)과
아모텍(052710)의 경우 무려 30%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기업에 씌워진 화려한 타이틀만 보고 투자하는 애꿏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애시당초 선정기준을 엄격히 강화해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은 심사 대상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히든챔피언 본래 취지는 '기술력'..잠재가치 주목해야"
하지만 재무상태와 실적 주가 추이로만 히든챔피언 성패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다소 단편적인 접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규모는 작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강한 기업'을 뜻하는 히든챔피언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선정된 기업들은 규모가 아닌 기술력에 특화된 기업이 대부분이다.
제닉(123330)은 전세계 최초로 하이드로겔 팩으로 특허를 취득해 전세계 마스크팩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비아트론(141000)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열처리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기업
메디톡스(086900)가 개발한 보툴리눔 독소제제 관련 원천기술은 국내 최초이며 세계에서도 4번째 보유 기술이다. 현재 세계 생체인식 기술 분야 1위인
슈프리마(094840)는 독보적 기술력을 전세계 110개국에 수출하며 선전 중이다.
이같은 기업들의 선정 배경에는 다방면의 선정 기준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단순히 재무안정성과 수익성을 판단하는 것에서 나아가 기술력, 세계시장에서의 지배력 등 잠재가치를 고려해 매년 히든챔피언을 선정하고 있다. 1차로 재무상태를 평가하고 증권사 연구원과 중소기업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 CEO인터뷰 등 기업실사를 진행한다.
최치호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시장서비스팀장은 "히든챔피언의 기술력은 적어도 세계 3위안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우선적으로 담보된 기술력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히든챔피언을 보는 시선을 너무 단기적인 수익성 차원에서만 치우쳐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주가와 실적은 외적 상황에 의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의 잠재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중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하라는 설명이다.
최 팀장은 "히든챔피언 선정은 알려지지 않은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을 투자자에게 소개하는 차원이지, 그 자체로 만능기업이라고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일업종간에 상대비교는 가능해도 코스닥 종목내에서 주가와 실적 등을 절대비교하는 것은 의미없다"고 설명했다.
박혜진 한국투자증권 스몰캡 담당 연구원도 "코스닥 기업의 주가와 실적이 단기간내 등락을 반복하는 것은 전방시장상황, 경영전략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기술력에 대한 히든챔피언을 단순히 매수의 관점에서 주가·실적 기준으로만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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