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11개 중소기업 단체가 27일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된다며 최근 경제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중소기업계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수십년간 유지돼 온 임금질서 전체가 흔들리게 돼, 결국 그 피해는 경영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부터 산업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이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가 기업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11.4%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손실 등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중소기업이 일시에 부담해야할 비용은 14조 3000억원으로추산된다. 이는 중소기업 당기순이익의 77%, 영업이익의 39%에 해당된다. 대기업(당기순이익 대비 35%, 영업이익 대비 22%)에 비해 부담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통상임금 산정 범위 확대는 곧 임금상승, 경영악화, 인력 구조조정, 경기침체, 매출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기업이 정규직보다 임시직을 선호하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해외 사례처럼 통상임금의 범위를 '1임금 산정기간(1개월) 내에 지급되는 임금'으로 명확히 규정해 분쟁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면서 "노동비용 증가는 일자리 감소 및 고용의 질 저하를 동반하는 만큼 경제여건을 반영한 사법부의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령 및 통상임금 산정지침에서는 통상임금에 고정상여금을 포함하고 있지않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분기별로 지급하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관련 소송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법원은 다음달 5일 공개변론을 거쳐 통상임금 산정범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통상임금이란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한 시간적 금액·일급 금액·주급 금액·월급 금액 등을 이르는 용어다. 이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연차 유급휴가·해고·출산휴가수당 등 각종 수당 계산에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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