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규모 축소) 시행이 각국 중앙은행 및 정부, 이머징 마켓, 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 외신들은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을 발표한다면 금리 상승, 자금 조달 경색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칼 웨인버그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자산 매입 축소를 통해 금리를 올린다면 각국 금리도 동반 상승할 것이고 이것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 선진국 중앙은행, 저금리 기조 훼손 '우려'
우선 연준의 테이퍼링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유지하고 있는 저금리 기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ECB와 BOE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정책 안내)’를 통해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시장을 안심시켜 왔다.
하지만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다른 곳의 금리까지 상승 압력을 가져오기 때문에 내년 이후 ECB와 BOE가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에도 불구하고 유로존과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상승하는 추세다.
이 경우 유로존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6분기 연속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나탄 쉬트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주 보고서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나 다른 어떤 정책 수단도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에는 맞서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머징마켓 자금 경색..성장세 꺾일 우려
이머징마켓은 미 연준의 테이퍼링의 현실화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BIS(국제결제은행)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만 34조달러의 해외 자금이 이머징마켓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670억달러 증가한 수치로 3개월 래 최고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5월 테이퍼링 가능성이 대두된 이후 251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돼 저금리로 달러를 빌릴 수 있었던 이머징마켓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인도는 해외 자본 유입으로 2010년 11% 성장률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최근 출구전략 우려에 따른 자본 이탈로 루피화가 폭락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국채 시장 등에서 자금을 조달해 온 기업들도 우려가 크다. 이미 조달한 자금에 대한 금리가 올라 부담이 커지게 됐기 때문이다.
웨인버그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자금을 빌리기 위해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면 수익에 당장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미국이 자산 버블을 막기 위해 테이퍼링에 나서는 것이 다른 나라에게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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