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유산 소송, 선대유지 '승지회' 논란 제기
이맹희측 "임종 전 집단 경영체제 만들어"
이건희측 "다른 상속기업도 이 회장이 통합경영하라는 뜻"
2013-10-01 11:21:39 2013-10-01 11:25:24
◇서울고법·중앙지법(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가족 구성원중 한 사람의 일방적인 경영권 행사를 통제하기 위해 '승지회'를 구성하게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 서울고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윤준) 심리로 열린 이병철 회장의 장자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선대 회장의 상속 주식을 달라'면서 삼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의 두 번째 변론기일에서 이 전 회장 측 대리인은 "선대회장은 임종 전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장녀, 막내딸, 이건희 회장, 큰 며느리 5명을 구성원으로 하는 '승지회를' 만들어 향후 그룹의 현안을 논의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 측 대리인은 "이 같은 선대회장의 지시는, 그룹의 중요한 경영판단에 대해 전문 경영인인 비서실장과 주요 상속인들이 포함된 집단체제를 구성하게 함으로써 일인의 일방적인 경영권 행사를 통제하고 조율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승지회는 선대회장 타계 이후 급속히 무력화 됐다"며 "이 회장이 승지회를 철저히 배제한 채 빠르게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승지회의 의미를 퇴색시켰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차명재산의 존재를 형제들에게 감춘 채 은닉, 오늘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선대회장이 임종하자 불과 15분만에 사장단 회의가 시작돼 22분뒤 차기 회장 추대를 마무리했다"며 "이런 추대는 재계에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측 대리인은 "승지회는 경영권과는 상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측은 "승지회는 이 회장이 삼성그룹의 유일한 계승자임을 당연한 전제로 한 것"이라며 "오히려 선대회장이 생전에 다른 상속인들에게 분배해준 기업들도 이 회장이 총수로서 지배하는 삼성그룹 울타리 내에서 원만하게 통합 경영하라는 선대회장의 유지를 실현하기 위해 구성이 추진됐으나, 다른 상속인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회장 측은 주식인도 청구 대상 주식 및 부당이득금 반환 금액을 확대했다.
 
이 전 회장이 이 회장에 대해 주식인도 청구를 구하는 것은 삼성생명 보통주 27만3016주와 삼성전자 보통주 6만8558주, 애버랜드에 대한 삼성생명 보통주 15만3650주다. 이에 해당하는 배당이익금 등 부당이익반환 청구금액은 총 87억2000여만원이다.
 
이 같은 항소 취지 변경에 따라 전체 소송가액은 기존 96억여원에서 1400억여원으로 늘어났다. 이 전 회장 측은 향후 증거조사 등을 통해 청구취지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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