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정지(셧다운)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예정된 부채한도 증액 협상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전날대비 0.60포인트(0.03%) 오른 1999.47에 장을 마감했다. 셧다운 소식이 전해진 첫날인 1일에는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기도 했지만 이틀째 상승마감했다.
이날 미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공급관리자협회(ISM)의 9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우려와 달리 전달대비 0.5포인트 오른 56.2로 나타난 것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1980년대 이후 미국 정부 폐쇄 시점과 코스피 등락률(자료제공=한국거래소·신한금융투자)
전문가들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과거 17차례의 미국 연방정부 폐쇄시기에 미국 증시가 하락한 경우는 9차례에 불과했고 그 중 5% 이상의 큰 하락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미국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 증시 조정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리스크로는 분명 작용하겠지만 연준이 예상보다 완화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하락세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17일 예정돼 있는 부채한도 협상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금조달 소진 예상 시점인 이날 부채한도 증액 타결에 실패할 경우 미국 정부는 유례없는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10월 말까지 디폴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협상이 지연돼 10월을 넘길 경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 경우 코스피 박스권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셧다운이 아니라 부채한도 협상과 맞물려 있는 디폴트 우려가 더 큰 문제"라며 "정치적인 협상 결과물이 없을 경우 달러 패권이 손상돼 우리 증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17일까지 부채한도 상향조정이 실패할 경우, 주식시장은 5% 내외의 조정이 발생할 것"이라며 "협상이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주식시장은 보합권 등락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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