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기성용의 'SNS논란'이 오래 가고 있다. 브라질전을 앞둔 대표팀 전체 보다는 기성용의 입과 행동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을 대표팀에 불렀다. 기성용은 논란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시 합류했다. 홍 감독이 매번 공식자리에서 강조했던 소신과 원칙에서 벗어난 처사다.
홍명보 감독은 매번 '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래서 이번 결정은 자충수라 본다. 기성용의 성급한 발탁은 대표팀의 뿌리를 흔들어 놨다. 홍명보 감독을 향한 팬들의 신뢰도 떨어졌다. 항상 소신과 원칙을 강조하던 곧은 모습에 금이 갔다.
기성용 논란을 감독 뒷담화로 한정하면 안 된다. 일부에서는 "선생님 욕도 하고 직장 상사 욕도 하는데 너무 과민반응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한국 문화가 너무 경직돼 있다며 이렇게 주장하면 달리 대꾸할 말은 없다.
하지만 빠진 게 있다. 뒤에서 파벌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기성용은 대표팀 내부를 국내파와 해외파 운운하며 갈라놨다. 국내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K리그 팬들은 소외감을 느꼈다.
이는 홍 감독이 그토록 강조한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에 어긋나는 부분이다. 홍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없이 기성용을 뽑았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 시절 제 식구 감싸기"라는 핀잔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기성용 본인도 불리해졌다. 기성용은 논란 이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에이전트를 통해 사과문 한 장 발표한 게 전부다. 대한축구협회도 '엄중경고'라는 애매하고 말뿐인 징계로 화를 키웠다.
국내 축구팬들과 최강희 감독이 들은 것은 에이전트의 사과문과 홍명보 감독이 전한 말 뿐이었다. 홍 감독은 최근 유럽 출장 이후 "기성용 선수 본인이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죄송스러워한다"고 설명했다.
순서가 잘못됐다. 기성용 본인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먼저 있어야 했다. 대표팀 발탁은 그 다음에 했어야 옳다. 이미 시기를 놓쳤어도 어떻게든 본인이 앞에 나와 풀고 갔어야 할 문제다. 진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홍 감독이 판단할 몫이 아니다. 돈과 시간을 들여 축구를 소비하는 축구팬들이 할 부분이다.
물은 엎질러졌다. 이제는 기성용이 사과를 하더라도 "대표팀에 들어가야 하니까 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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