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공기업 부실 경영을 막기 위한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오히려 공기업들의 부실 운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김현미 의원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현미(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 5개 발전회사의 고장정지건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작년에는 전년대비 2.4배 증가했고, 올해도 8월까지 발전소 정지 건수가 모두 52회에 달했다.
반면에 발전회사별 시설정비를 위해 정지하는 계획정비기간은 줄어들고 있다. 사전에 계획한 정비조차 받지 못한 발전소들이 연달아 멈춰서고 있는 것.
실제로 발전공기업 5곳 중 남동발전은 계획정비기간을 451일에서 423일로 6.2% 단축했고, '정비기간 단축'을 성과로 인정받아 기재부 경영평가의 리더십 부문에서 'A'점을 받았다.
또 경영평가상 발전소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신축 발전소의 공사기간 단축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동발전이 신축 중인 영흥화력 5, 6호기의 경우 표준공기가 52개월이지만, 3개월을 단축한 49개월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게다가 터빈 계약체결이 6개월 지연됐음에도 준공시점은 그대로여서 결국 표준공기보다 9개월 단축된 43개월 내 발전소를 지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경영평가를 위한 비정상적 발전소 운영은 인력운용에서도 드러났다.
남동발전은 효율적 인력재배치를 이유로 발전소 교대근무자 400여명 중 15%에 달하는 인원을 줄였다. 현장인력이 줄어들면서 발전소 운영의 질은 떨어졌지만, 경영평가상 부가가치의 합에서 평균인원을 나눠 산출되는 노동생산성 지표는 오히려 높아졌다.
김 의원은 "공기업의 부실한 경영을 막기 위한 기재부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오히려 비정상적인 발전소 운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러한 부실 경영평가에 대한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김 의원은 "가장 잘 알려진 사례로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을 맡은 지난 2008년 경영평가에서 당시 인천공항은 3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 평가 1위, 당기순이익 2701억원(2007년)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4개 공기업 중 최하위인 12위를 받아 인천공항을 민영화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기재부는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감안해 효율성 위주의 발전공기업경영평가방식을 개선하고, 지금까지 평가한 보고서에 대해서도 재검토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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