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코웨이(021240)가 잇달아 사업영역을 넓혀가면서 새로운 주인 MBK의 외형성장 중심의 경영전략이 도마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독창적인 아이템 발굴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온 코웨이가 기존 유통채널을 이용해 손쉽게 생활가전 영역을 침투하면서 관련업계의 중소기업들을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출자한 코웨이홀딩스가 대주주로 들어서면서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가 재편될 것이란 당초 시장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코웨이는 이달 주스프레소(좌)와 안마의자(우)를 출시했다.(사진제공=코웨이)
코웨이는 이달 들어 주서기와 안마의자 제품을 출시, 관련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코웨이는 그간 위탁판매 형식으로 휴롬 원액기와 비바체 안마의자 제품을 판매해왔지만 올해 자체개발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안마의자는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주서기는 인천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 또 각각 280만원과 29만9000원으로 경쟁사들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책정됐다. 시장 진입과 안착을 위해 높은 브랜드 인지도에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것이다.
코웨이는 지난 2011년 '플랫폼 비즈니스'에 진출했다. 전국 1만3500명 규모의 방문판매 채널(코디)을 통해 코웨이의 기존 고객에게 타사 제품까지 판매하는 방식이다. 코웨이 고객은 이를 통해 백화점 등 소매점을 방문하지 않고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든든한 유통채널을 확보할 수 있고, 코웨이는 판매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이러한 위탁판매 과정에서 전국에 뻗어 있는 코디들을 통해 소비자의 최신 트렌드가 접수되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추측했다. 최근 안마의자나 주서기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지는 분위기를 포착, 직접 자체 브랜드 제품을 출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생활가전 업계를 사실상 과점하는 1위 코웨이의 제품 출시를 바라보는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속내는 불편하기만 하다. '주인이 바뀌니, 돈 되면 다한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MBK파트너스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은 코웨이가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덩치를 키우려 할 것이라는 기존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관계자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 탄탄한 방문판매 조직을 바탕으로 한 코웨이가 새로운 제품 하나 두 개씩만 내놔도 기존의 인력(코디)들이 움직이면 중소업체의 매출 정도는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래 기술력이 좋은 조직인데다 막강한 유통력까지 갖춘 곳이라 위협을 느낀다"고 전했다. 사각지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골목상권 진출로 정치권의 타격 대상이 된 대기업들과 달리 중견기업으로서 발빠르게 중소시장을 침탈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코웨이의 경영권이 교체된 이후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렌탈사업이 부진했던 일본법인에 대한 매각을 결정하는가 하면 해약율은 0.9%까지 낮췄다. 렌탈자산폐기손실을 줄이기 위한 전담팀을 만들어 이 역시 3%까지 떨어뜨렸다.
MBK식 전략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바로 상반기 요금인상이었다. 지난 상반기 코웨이는 7년만에 렌탈료와 멤버쉽 단가를 각각 5%, 6%인상했다. 이 같은 단가인상이 매년 1%이상의 ARPU(가입자다 평균수익) 증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작업들이 본사업과 방만경영 요소가 있던 다른 사업들을 정리하는 과정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네거티브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대주주의 성격상 3~5년 사이에 수익을 올리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10년, 20년 이상을 내다보는 투자는 없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MBK식 코웨이 키움 전략은 최소 3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주서기와 안마의자 시장 진출 등은 새로운 도전이자 다양한 시도의 측면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웨이는 내달 둘째주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코웨이는 모그룹 '웅진'의 부담을 떼면서 시장 지배자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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