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행복주택 5개 시범지구에 대한 지구지정이 지난 19일 처리 되면서 정부와 주민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행복주택 공급을 기다리는 국민들이 많아 사업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주민들은 일방통행식 '날치기 행정'이라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법적 투쟁도 불사한다는 각오다.
현장 곳곳에서 '불통행정'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앞으로 행복주택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민설명회부터 삐걱
국토부의 행복주택 축소안 발표가 있었던 지난 12일 전부터 사업 추진과 관련된 소통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날 국토부는 일방적으로 설명회 장소와 시간을 통보했다. 이유는 "연말이라 장소 잡기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발표 이틀 전인 10일 정부 관계자들은 목동 비대위를 만나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했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지난 11일 공릉지구 행복주택 주민설명회도 역시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목동지구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이 성명서를 발표한 뒤 해산하면서 '반쪽 짜리' 행사가 됐고, 송파·잠실지구 설명회 역시 주민들이 단상을 점거하면서 무산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9일 지구지정 발표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대화 하겠다던 정부 방침은 지켜지지 않았다.
주민설명회 기간 동안 국토부 관계자들은 '19일 지구지정 하느냐'는 주민들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다 서울 공릉, 목동, 잠실, 송파, 안산 고잔 등 5개 지역 지구지정을 강행했다.
국토부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많은 국민들이 행복주택의 공급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사업 진행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지구지정 등 사업절차를 진행하면서 지역의견을 계속 수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이나 지자체 등과 대화하면서 의견수렴에 나설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집단행동이나 대화거부 등 단순히 반대만을 위한 행동보다 문제해결과 실질적인 발전을 위한 대화와 토론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호원 송파·잠실지구 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 공동 위원장은 "기후가 변화무쌍한 상황에 (유수지에 행복주택을 짓고) 물난리가 난다면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이냐"이라며 "행정소송은 물론 강력 투쟁할 것"이라고 격분했다.
황규돈 공릉지구 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주민들은 이제 서승환 장관 사퇴를 넘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까지 언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행복주택 송파·잠실지구 주민설명회 현장.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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