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1차 부품 협력사가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해외 완성차 업체에 10조원에 육박하는 부품을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에 따르면 300여개의 현대·기아차 1차 부품 협력사가 지난해 제너럴 모터스(GM)와 폭스바겐, 포드, 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 총액이 9조66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협력사가 한국에서 해외 완성차 업체에 직접 수출한 '국내생산 수출액' 4조2900억여원과 해외 현지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판매한 '해외생산 판매액' 5조3700억여원을 합한 수치다.
◇현대·기아차 1차 부품 협력사의 해외 완성차 업체 납품액 추이.(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지난 2012년 8조7000억여원보다 9600억여원 늘어난 것이며, 2011년(5조4000억여원)에 비해서는 79% 가량 증가한 것이다.
KAICA는 이처럼 1차 부품 협력사와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의 거래가 늘어난 것에 대해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 산업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기술 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여느 완성차 업체들이 협력사와 독점적 거래를 원하는 반면, 현대·기아차는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에 관심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부품 수출 해외로드쇼' 개최 지원과 KOTRA가 주최하는 'Auto-Parts Plaza 사업', 각종 수출상담회 참여 등을 통해 수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KAICA는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거점 구축에 따른 해외 동반진출도 해외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부품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해외 동반진출 확대를 통한 성장 기반 확충, 해외 인지도 향상 등이 납품액 증가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초기 투자 비용 문제, 해외 진출 경험 부족 등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금형 및 설비에 대한 생산, 운영 자금 조달 지원, 수출입은행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금리 우대 대출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중국, 인도, 미국, 체코, 슬로바키아, 브라질 등에 현대·기아차와 240여개 1차 협력사가 동반진출해 있다.
이 밖에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증가는 현대·기아차와 거래하는 협력사를 바라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내의 시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대·기아차의 강도 높은 품질경영 방침은 부품 품질 향상을 위한 협력사와의 다양한 기술 교류와 교육 지원 등으로 이어져 협력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밑거름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KAICA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현지 판매 확대, 해외 생산 거점 확보,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 등이 국내 자동차부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해외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 확대의 토대가 됐다"며 "향후 친환경 미래차 개발을 둘러싼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 속에서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완성차와 부품업계의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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