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정부가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해마다 상반기 재정조기집행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거시경제에 해가 될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정조기집행은 경기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하지만 그동안의 조기집행은 이러한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5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경제동향&이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우리나라는 경제위기를 겪을 때마다 안정적 경제성장과 예산불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을 상반기에 조기집행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2003년 신용카드 위기 이후인 2004년에는 상반기에 전체 재정의 55%를 집행했고, 2005년에는 59.3%를 상반기에 집중해서 집행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재정조기집행의 강도가 더 세졌다.
2009년 상반기 재정조기집행률은무려 64.8%에 달했고, 2010년에도 61%를 상반기에 조기집행했으며 이후에도 유럽재정위기가 겹치면서 경제회복이 더디자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60% 안팎의 재정조기집행을 단행했다.
그러나 예산정책처는 이러한 재정의 조기집행의 적절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재정의 조기집행이 경기대응 성격을 갖기 위해서는 상반기에 경기가 좋지 않다가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나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상황이 전제돼야 하는데 이러한 전제가 불확실했다는 것.
실제로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상저하고의 경기상황은 전체의 절반에 불과했다. 상저하고의 경제상황이 아닌데도 재정을 상반기에 몰아서 집행한 셈이다.
예산정책처는 "조기집행은 경제위기 극복과 경기안정화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경기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측면이 존재한다"면서 "정부는 경기예측능력을 제고하고 경기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기집행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또 "정부의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히 정확하지 않을 경우 조기집행은 오히려 경기변동을 확대시켜, 거시경제 안정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분기별 경제전망모형의 정확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경기예측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