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른바 '낙동강벨트'를 구축,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 상륙작전을 시도했던 야권의 노력은 6.4 지방선거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경남도지사)·김부겸 민주당 전 의원(대구시장)·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부산시장) 등 지방선거에 나설 유력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면서 이들이 받아들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된다.
◇野 후보들, 영남 상륙 도전
김경수 본부장(사진)은 18일 오후 고향인 진주시 촉석루 앞에서 "'착한 도정'으로 '강한 경남'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제공=김경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김 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경남도지사 선거는 재선에 도전하는 홍준표 현 지사와 박완수 전 창원시장과의 승자가 새누리당 후보로, 김 본부장과 정영훈 변호사 간의 경선 승자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자웅을 겨루게 됐다.
전날 '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출마를 결행한 오거돈 전 장관은 김영춘·이수성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와 향후 단일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장관은 이날 제 정당을 막론한 '부산시민대연합(가칭)'을 제안하며 단일화 논의에 군불을 지폈다. 김두관 모델을 쫓아 무소속만이 지역색을 넘을 수 있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그는 현재 새누리당 권철현·박민식·서병수 전 예비후보와의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무소속일 경우 박빙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진영의 근간인 대구에서는 수도권 3선 지역구를 버리고 내려와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김부겸 전 의원이 시장 도전을 준비 중이다.
김 전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려는 예비후보가 8명이나 몰릴 만큼 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2012년 총선 당시 40%가 넘는 득표율을 올리는 등 파괴력을 보여준 바 있어 파란을 일으킬 수 있는 0순위로 꼽힌다.
◇출마자 면면 드러났지만..험난한 영남상륙작전
이처럼 후보의 면면이 드러났지만 야권의 영남 공략은 지난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야당은 부산의 문재인·조경태, 김해의 민홍철 등 PK(부산·경남)에서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3석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TK(대구·경북)는 지역주의 철옹성의 한계에 또 다시 부딪히며 0석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새누리당에 대한 높은 충성도는 총선에 이어 치러진 18대 대선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야권에게 영남이란 여전히 공략 불가능한 철옹성과도 같은 불모지인 셈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변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부산시장의 경우 오거돈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함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와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단일화 방식은 정당의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경선을 실시했던 '박원순 모델'과 야권에 배타적인 영남의 특수성을 고려해 무소속 후보를 추대하는 '김두관 모델'이 거론된다. 단, 이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주자들의 양보가 필수적인데 쉽지가 않다.
오 전 장관은 '김두관 모델'을 선호하는 눈치고, 김영춘·이수성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는 '박원순 모델'을 원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사실상 홍준표 지사와 김경수 본부장의 맞대결이 점쳐지는 경남도지사 선거도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홍 지사가 김 본부장을 크게 앞서는 양상이다.
전국 최다인 8명이 공천을 신청한 것에서 확인되듯 새누리당 공천이 곧 당선을 담보하는 대구시장 선거 역시 김부겸 전 의원의 선전은 예상되지만 당선을 낙관하기는 힘든 실정이라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아울러 경북도지사와 울산시장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이 내세울 마땅한 후보조차 없는 형편이라 1990년 3당 합당 이후 우리 정치에 망령처럼 자리한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는 야권의 노력은 이번에도 가시밭길로 점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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