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서울 경전철사업이 본격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인근 부동산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과거 사업 소식에도 들썩이던 시장이 이제는 개통이 가시화 돼야 반응하는 분위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서울 경전철사업 계획은 지난 2008년부터 언급됐지만,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은 단 한 곳이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우이~신설구간 경전철 사업은 현재 45%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총 13개 정거장으로 우이동에서 정릉을 지나 성신여대역까지 운행한다. 서울지하철 6호선 보문역과 4호선 성신여대역, 1·2호선 신설동역을 이용할 수 있다.
그 동안 우이~신설구간 공사가 진행되면서 보상문제 등으로 사업속도는 더뎠다. 올해 초 해당 구간 공사현장에서는 인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또 한번 사업이 지연됐다.
결국 지난 2009년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사업이 확정될 당시 준공예정일과 비교하면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당초 계획이라면 지난해 공사를 마쳤어야 했지만, 이대로 진행될 경우 오는 2016년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시는 신림선과 동북선 경전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경전철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달 시는 신용보증기금과 '서울시 도시철도(신림선·동북선) 민간투자사업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서울의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은 금리인하가 가능해지는데다 시의 재정부담도 덜 수 있다. 거기에 통행요금 인하효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시는 내다봤다.
올해 초 우이~신설구간 공사현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동북선과 신림선 경전철은 올해 안에 착공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경전철 사업추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바 있다.
시 관계자는 "신림선과 동북선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협상을 현재 진행 중"이라며 "시는 올해 안에 두 노선 모두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여의도~서울대입구 구간인 신림선 경전철과 왕십리~상계 구간인 동북선 경전철 두 노선에 대해 올해 안에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착공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서울 경전철 신림선노선(왼쪽)과 동북선노선(오른쪽). (자료제공=서울시)
◇교통호재,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시장 반응 '無'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경전철 노선 인근 부동산 시장의 움직은 큰 변화가 없다.
26일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우성 49.64㎡의 평균 매매가는 2억4500만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라매경남아너스빌 59.78㎡도 3억7750만원 수준으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안산선이 주변에 들어설 예정인데도 지난해와 집값의 차이는 별반 차이가 없다"며 "하물며 경전철로 매매가 쉽게 움직일 리는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신림선 경전철 외에도 동북선 경전철 노선 일대도 마찬가지다.
노원구 중계동 주공5단지 전용면적 38.64㎡의 평균매매가는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진 1억4750만원을 기록했다. 인근 중계그린 59.22㎡ 역시 2억6000만원으로 큰 변화가 없다.
노원구 중계동 B중개업소 대표는 "전 서울시장 시절 경전철사업이 언급됐을 때부터 이미 가격이 반영됐다"며 "평균 몇 천만원은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 개발 소식만 나와도 들썩했지만 최근에는 착공보다는 개통이 돼야만 집값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은행 사거리는 모두 갖추고 있는 지역이지만 지하철만 없었다"며 "이번 경전철까지 들어선다면 더 이상의 호재는 없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경전철 사업은 이미 추진된지 오래된데다, 기존 교통여건이 나쁘지 않은 곳이라면 착공소식이 호재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천석 오메가리얼티 소장은 "최근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교통여건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면 인근 부동산시장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경전철) 개통이 되고 다른 지역보다 다소 나아진다면 그때 교통호재가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토마토DB, 이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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