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로런스 핑크(사진)가 행동주의 투자자에게 경고를 날렸다.
(사진=블랙록자산운용)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핑크 CEO를 인용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춰주기 위한 기업들의 고배당 및 자사주매입 정책이 결국 장기 투자에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는 최대한 많은 지분을 매입해 해당 기업에 자사주매입이나 배당금 증액, 이사진 변경, 자회사 분사 요구 등의 압박을 가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가치를 내걸고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보통 자산운용사보다 더 짧은 매매를 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헤지펀드들이 행동주의 투자 전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로는 최근 애플에 500억달러 자사주매입을 요구했다 철회한 칼 아이칸과 펩시코의 음료부문 분사를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는 넬슨 펠츠 등이 있다.
핑크 CEO는 최근 S&P500지수에 편입된 모든 회사에 서한을 보내 "자본시장의 단기적인 수익 환원 요구에 많은 전문가들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으며 블랙록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전세계 자본시장에 퍼져가는 이같은 추세를 막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특정 행동주의 헤지펀드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기업과 시장이 헤지펀드의 요청에 따라 단기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너무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 기업들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입김에 몸살을 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미국 기업의 60%가 이사회에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그들의 요구가 주주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기적 성과 이상을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 및 재무구조를 재편하게 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면서 이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기업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것.
하지만 반대측에서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무리한 요구가 기업의 투자활동 등을 제한하며 오히려 전반적인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댈러웨어주 대법원의 레오 E 스트라인 주니어 수석판사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기업 경영진의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어 회사의 수익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매체에 기고문을 통해 "기업 경영진들이 사업계획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우선적인 업무를 하도록 놔두는 것이 대부분의 평범한 투자자에게는 가장 큰 가치가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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