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외형적 성장을 거듭 중인
코웨이(021240)의 이사회가 사모펀드인 MBK 출신들로 채워지면서 중장기 경영계획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사회 상당수가 MBK 출신들로 채워지고, 연구개발비도 축소되면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신제품 개발에 앞장섰던 코웨이만의 색깔을 잃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사모펀드의 주목적인 '수익'으로만 경영방향을 잡을 수 있어 중장기적 측면에서 코웨이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로 연결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코웨이의 201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코웨이의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은 지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특성상 장기적 투자에 소홀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코웨이가 지난해 연구개발로 지출한 비용은 274억21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1.29%의 비중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07년 1.43%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비율은 연구개발 비용을 (당기)매출액으로 나눈 것으로, 지난 2009년 1.54%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0년 1.39%, 2011년 1.52%, 2012년 1.41% 등을 기록하며 최소 1.3%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MBK에 인수된 첫 해인 지난해 처음으로 1.2%대로 떨어졌다.
코웨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조1183억원, 영업이익 3383억원, 당기순이익 2457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3%, 49.6%, 161.3% 증가한 수치다. 사상최대 실적의 근간인 연구개발 비용은 지난 2012년보다 오히려 10여억원 줄어든 274억2100만원을 기록하며 대비를 보였다.
코웨이의 이사회도 지난 2012년 말부터 MBK 인사들로 채워졌다. 현재 코웨이의 이사회는 총 7명으로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는 MBK 인사로 분류되는 김동현 코웨이 대표와 김병주 MBK 회장, 윤종하 MBK 부회장, 부재훈 MBK 대표이사, 박태현 MBK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고, 사외이사는 최인범 GM Korea 상임고문, 이준호 L.E.K 컨설팅 대표가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코웨이 이사회의 면면과 비교하면 물갈이 수준이다. 당시 코웨이 이사회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이주석 웅진 부회장, 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 김종배 CL사업부 본부장, 신광수 웅진홀딩스 지주회사 부문 대표, 주선회 변호사, 탁태문 서울대 교수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최대 주주 관계자들로 이사회가 꾸려진 것은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탁태문 서울대 바이오소재공학과 교수와 주선회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활약하며 코웨이에 힘을 보탰다. 회사 측은 이들 선임 배경으로 각각 수처리사업과 법적문제에 관해 자문역할을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적어도 한 두명의 전문가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려 이사회 구성에서 다양성을 제고하고, 내·외부간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했다.
코웨이는 국내 정수기 및 환경가전 분야의 대표주자다. 한 번도 역성장한 전례가 없을 만큼 탄탄한 사업구조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웅진그룹의 경영난이 불거지면서 MBK를 최대주주로 맞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지만 모그룹의 부담만큼이나 수익에 대한 부담이 짓눌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코웨이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연구개발 분야의 경쟁력이 저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보다는 현금인출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단기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이 들어맞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웨이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안정적 주인을 맞이하는 게 최대과제"라면서도 "외형이 급성장한 만큼 주인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1월 코웨이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칼라일 아시아 회장을 지낸 김병주 회장이 이끌고 있는 사모펀드다. MBK는 그의 영어이름인 마이클 병주 김의 약자를 각각 따서 만들었다. 지금까지 MBK가 인수한 기업은 코웨이를 비롯해 총 16개사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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