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지난 토요일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면서 때 이른 여름에 돌입했다.
18일 기상청과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토요일이던 17일 대구 등 내륙지역의 한낮 기온은 30도에 근접했으며, 이날 최대 전력수요는 5668만㎾로 전년 같은 날보다 8.2%나 올랐다.
정현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5월 하순은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아 기온과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지만 6월부터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 여름이 사상 최악의 찜통더위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더 더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당국은 일단 현재까지 전력수급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23기 원전 중 19기가 가동 중이며, 이들 발전용량은 총 1700만㎾ 수준. 이는 지난해 원전 사고를 겪으며 최대 발전량이 1300만㎾에 그친 데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전력거래소 상황실(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7월부터 고리 원전4호기와 월성 원전2호기가 예방 정비에 들어가고 매년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비해 새 발전설비 확충은 지지부진한 데다 과부하를 못 이긴 전력시설이 불시에 고장 나는 경우 또한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력거래소에서는 하계 기온이 1도씩 늘 때마다 냉방 전력수요는 100만㎾씩 오른다고 분석했다. 한여름에는 일교차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 하루에 1000만㎾의 전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올해는 전년보다 더 더울 전망이으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부는 특히 전력수요를 줄이려고 지난해 말 전기요금을 평균 5.4% 올렸지만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올해 에너지수요전망을 보면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력수요는 전년보다 3.2% 오를 전망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전기요금을 더 내더라도 냉방기를 가동하고, 최근 수출상승 바람을 탄 산업계 역시 날씨가 덥다고 공장을 닫거나 생산활동을 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지난해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일으켜 전 국민에 쥐어짜기식 절전을 강요했던 전력당국은 올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력시설 현장점검과 현장요원 안전관리 문화확산 워크숍 등을 열며 전력수급 관리에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이달 말 기상청이 여름철 전망을 발표하면 종합적인 전력수급 관리대책을 수립키로 하는 등 나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하계 전력수급 기간에 정부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전력수급을 안정시키면서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폭염에 취약한 저소득층과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보호 대책도 만들고, 가정과 산업계에 탄력적인 절전방침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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