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19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눈물을 보이는 등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부가 하는 행동들은 도리어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경찰은 희생자 유가족들을 미행하다 덜미가 잡히고, 지난 주말 열린 추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무차별 연행해 논란을 자초했다.
19일 밤 경기 안산에서 전남 진도로 향하던 유가족들은 버스가 정차한 휴게소에서 사복 차림의 남성 2명이 몰래 뒤를 밟는 것을 발견하고 이들이 안산단원경찰서 소속인 것을 확인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최동해 경기경찰청장은 결국 "사전 동의 없이 사복 경찰이 유가족을 뒤따른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사과했다.
경찰은 17일과 18일엔 서울 청계광장 등지와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벌이던 참가자 200여명을 연행해 지나친 강경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교육부는 1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올린 교사 43명에 대한 징계에 착수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사태를 수습하는 와중에 앞에서는 눈물로 사과하면서도 뒤로는 사찰과 징계를 일삼는 이중적 태도를 취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들이다.
또 박 대통령이 초기 인명구조에 실패한 해경을 해체하고, 안행부·해수부도 조직을 사실상 해체하는 수준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힌 후속 조치도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위기에 처한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깜짝 카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해경 해체라는 극약처방이 불법 조업을 일삼던 중국 어선에 대한 단속 문제와 마약 밀수 및 불법 밀입국 같은 해양 범죄 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급조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비극으로 실의에 빠진 유가족과 국민들을 위로하고 대책 마련에 몰두해야 할 정부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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