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올 하반기 건설시장이 혼조세를 탈피하지 못할 것이란 신중론 속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수도권 신규주택 분양가 상승과 미분양 주택이 줄어드는 데다 중동지역 발주가 이어지는 등 각종 지표가 호전되면서 업황 개선에 무게감이 더해졌다.
박형렬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2014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올 하반기 건설산업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위원은 “지난해 당초 예상했던 대형 7개사의 실적 추정치는 4조3000억원 규모였으나 지속적인 변수가 발생해 결국 적자로 끝났다”며 “올해 추정치도 기존 5조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하향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위원은 최근 수년간 공수표에 그쳤던 낙관론이 올해는 실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토목분야는 정부의 SOC 예산 축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 분야에서 대형사가 재건축을 중심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수도권에서는 신규 분양가가 상승하고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임대비용이 상승하며 실수요 중심의 매매 전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등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분양가 상승에 따른 마진 개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축소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는 “3년만에 신규 분양가가 올랐다”며 “단가를 올리는 데도 미분양이 준다는 것은 그만큼 팔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에서도 아시아 발주시장 성장이 지속되고, 최근 5~6년간 발주를 하지 않던 쿠웨이트, 알제리 등을 중심으로 중동 발주가 재개됐다. 지난해 실적쇼크 이후 입찰 경쟁을 완화하고 악성 프로젝트 매출 비중을 줄이며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발주의 경우 올해 들어 중동지역에서 현재까지 73%가량 증가했다. 다만 사우디와 UAE 지역의 발주는 정체 양상을 띄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지연된 발주가 재개되기 시작하면서 전체적 업황은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SOC예산 축소와 사우디·UAE지역 발주 정체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하반기 업황에 청신호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박 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대형사 중심으로 다운사이징과 정유·석유 플랜트에 집중하는 등 전략 변화 움직임이 있었다”며 “잔존하는 악재 속에서 올 하반기 업계 전체적인 슬림화와 지속적 구조조정 등의 노력이 내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렬 대우증권 연구위원이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2014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올 하반기 건설산업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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