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700만 명이 넘는 베이비 부머(1955년~1963년생)의 정년퇴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기업의 구조조정도 잇따르고 있어 퇴직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막상 퇴직이란 현실에 부딪혔을 때 퇴직금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래에셋 은퇴연구소는 17일 발간한 은퇴와 투자 37호에서 '입사부터 퇴직까지 퇴직금 관리 원칙 10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회사에 퇴직연금제도가 있다면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본인의 임금 상승률이 높으면 DB, 운용수익률이 높으면 DC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또 안정성 측면에선 DC가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연구소는 "DB형은 퇴직하기 직전 평균 임금에 근무 연수를 곱해 퇴직급여를 계산하고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지만, 회사는 퇴직급여 중 60% 이상만 사외에 적립하면 돼 퇴직자는 연금 일부를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DC형은 매년 발생한 퇴직금을 근로자의 계좌에 넣어주므로 근로자가 이를 어떻게 운용하는지가 중요하고, 회사가 부도나더라도 큰 문제 없이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DC형 퇴직연금을 선택했다면 다시 원리금보장상품과 실적배당상품 중 어떤 것을 고를지 고민이다. 여기에선 은퇴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은퇴가 임박한 근로자라면 갑자기 주가가 폭락할 경우에 대비해 주식편입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퇴직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면 주식 등 위험자산비중을 높여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자료=미래에셋은퇴연구소)
또 경제 환경 변화에 맞춰 DC형 퇴직연금의 투자상품을 조정하라는 조언이다. 연구소는 "퇴직연금 도입 초기인 2007년 DC형의 정기예금금리는 연 6%나 됐으나, 현재는 3% 초반밖에 안 된다"며 "리스크(위험)를 부담하는 것보다 이 정도 금리라도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면 상품을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어떤 상품의 누적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현재 가격이 높다는 의미"라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면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좇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기보단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직장을 자주 옮기는 경우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계좌에 퇴직금을 적립하면 다시 찾아 쓸 때까지 퇴직 소득세 납부가 유예된다"며 "이 기간 동안 세금을 내지 않고 자금을 운용할 수 있으니 그만큼 이득"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IRP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40% 이상 편입한 상품을 제공할 수 없는 반면 연금저축계좌는 이런 제한이 없으므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며 "연금저축은 퇴직금 일부를 인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IRP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 월급이 줄어들면 DB형 가입자는 임금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DC형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도 내놨다. 연구소는 "DC형은 갑자기 임금이 줄어든다고 해서 이미 적립된 퇴직급여까지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며 "반면, DB형은 퇴직 당시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계산하므로 근무연수가 늘어나더라도 임금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 퇴직급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밖에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을 수령할 때의 세금 부담 차이, 연금저축과 퇴직금 수령 순서, 퇴직금 투자법 등을 소개하면서 "퇴직급여는 수령 시기와 금액, 세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예컨대 퇴직급여에서 연금을 먼저 수령하고 연금저축 개시 시기를 늦추면 세금을 덜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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