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프리미엄 가전이 에너지 소비효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가전 제조사들은 에너지 소비효율이 개선된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프리미엄 가전의 기조는 대형화, 고급화 등으로 요약된다. 반면 높은 가격대에 비해 에너지 소비효율은 상대적으로 낮아 부담이었다.
현재 가전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효율이 높은 에너지 절약형 제품을 판단하기 쉽도록 제품의 에너지 소비효율이나 사용량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해 표시하는 에너지 소비효율을 의무적으로 명시하게 돼 있다. 숫자가 낮을수록 효율이 높은 제품이며, 5등급에도 미달하는 제품은 생산과 판매가 금지된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의 대용량 프리미엄 냉장고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 '셰프컬렉션' 냉장고(왼쪽)와 LG 'V9500 더블매직스페이스' 냉장고(오른쪽)(사진=각 사)
삼성전자(005930)는 지난달 29일 자사 프리미엄 냉장고 셰프컬렉션의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출시해 1000리터급 프리미엄 냉장고 중 최고의 효율을 획득했다. 이번 신제품은 기존 모델에 비해 약 11%의 절전 효과가 있다. 기존 셰프컬렉션 냉장고 4종의 에너지효율은 2, 3등급이었다.
삼성은 이번 신제품 셰프컬렉션 냉장고 출시로 라인업을 5종으로 확대하고,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프리미엄 가전’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획득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3월 국내 출시 100일 만에 5000대 이상이 팔리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셰프컬렉션 냉장고 라인업에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까지 추가됐으니, 보다 좋은 판매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066570)도 지난 5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의 950리터급 프리미엄 냉장고 ‘더블매직스페이스 V9500’를 선보였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미국 월풀의 726리터 프리미엄 냉장고의 에너지 소비효율이 5등급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출시된 국내 제조사들의 대용량 프리미엄 냉장고들의 에너지 효율은 비교 불가다.
프리미엄 가전의 에너지 고효율화는 냉장고 뿐 아니라 다른 제품군에도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6월 에너지 소비효율 4등급으로 출시됐던 프리미엄 청소기 ‘모션싱크’를 4개월 뒤에 2등급으로 고효율화해 출시했다.
LG전자가 올해 내놓은 19kg급 트롬 세탁기(모델명:FR4999MTNTH) 역시 지난해 2등급이었던 유사 제품(모델명: FR4999MT2TZ)보다 에너지 소비효율이 향상된 1등급으로 출시됐다.
◇지난해 모델에 비해 올해 에너지 소비효율이 향상돼 출시된 삼성 청소기 '모션싱크'(왼쪽)과 LG 트롬 세탁기(오른쪽)(사진=각 사)
이 같은 프리미엄 가전의 잇단 고효율화 흐름은 시장 요구(니즈)에 대한 제조사들의 적극적 대응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리미엄 제품군은 출시 초기 일부 소비층만을 위한 고가의 최고급형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소비자들이 ‘프리미엄’에 걸맞은 차별화된 디자인과 특화된 기능에 집중했기 때문에 제품 선택에 있어 에너지 효율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소비효율에 대한 관심은 전 제품군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 여름 국가적 차원의 전력대란도 이 같은 흐름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도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가전의 에너지 소비효율에 신경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전력소비가 많은 여름철의 경우 실질적인 전기요금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에너지 소비효율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인버터 등 소비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들도 잇달아 채용됐다.
선진 수출시장에 대한 공략도 또 하나의 이유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유럽연합은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 등급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전 세계 가전시장의 25%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과 주요 선진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제품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제조사 측도 확실한 제품 경쟁력 우위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에너지 소비효율이 낮다고 볼 수는 없다”며 “기술적인 이유로 특화된 기능들이 탑재되면서 효율이 다소 저하되는 부분은 있지만 제조사들이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고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곧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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