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앞으로 금융사의 임직원 제재 대신 기관 제재 위주로 개편될 전망이다. 열거주의(포지티브) 방식으로 규정된 임직원 면책규정도 포괄주의(네거티브)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5일 기업은행에서 열린 은행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신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달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금융 보신주의'에 대한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기업은행에서 시중은행 9곳의 여신 및 리스크관리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사진=금융위원회)
신 위원장은 "은행 실무자들이 감독당국의 사후제재 때문에 '보신주의'가 팽배하게 됐다고 토로했다"며 "앞으로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개인에 대한 제재는 가급적 하지 않고 기관 제재 위주로 하겠다"고 말했다. 임직원에 대한 제재는 개별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맡게 되는 것이다.
금융사 직원의 면책 규정에 대해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의견도 내비췄다.
그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선별적으로 면책하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을 네거티브로 바꿔달라는 의견이 나왔다"며 좋은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부실대출 등 금융사고 발생시 임직원에 대한 면책제도가 있지만 열거주의 방식으로 운영돼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신 위원장은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담보나 보증 위주의 대출에서 벗어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실이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행이 자본을 늘려 건전성을 관리할 수 있는 조건부자본증권 활성화 등에 대한 건의가 나왔다.
은행권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 출범을 두고 기대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TCB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인력이나 제도에 대한 당국의 지원을 요청했으며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출범한지 한달 정도 됐으니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기술평가 수수료 등은 금융당국에서 조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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