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90% "전관예우 여전..검찰수사에 영향"
2014-08-18 11:35:48 2014-08-18 14:26:0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변호사 10명 중 9명은 전관예우 관행이 법조계에 여전히 존재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관예우가 검찰 수사 단계 등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난달 14일부터부터 이달 8일까지 소속 회원 11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분석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5%가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고 답한 회원은 9.8%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작년에는 90.7%가 전관예우의 존재를 인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법원·검찰에서의 전관예우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검찰 출신 회원 64.7%는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특히, 검찰 수사 단계에서 전관예우가 심하다는 답변이 35.0%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 형사 하급심 재판(22.1%), 민사 하급심 재판(15.9%) 등의 순이다.
 
재판절차이나 수사절차에서 전관 변호사들의 영향력을 묻는 질문에는 '민사 및 형사재판 모두 결론에 영향이 있다'(47.2%), 민사재판에서는 결론에 영향이 없지만 형사절차에서는 결론에 영향이 있다(23.7%)고 답했다.  
  
대형로펌이 경쟁적으로 전관 변호사들을 영입하는 것 역시 전관예우를 통해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라는 응답이 49.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의뢰인들이 전관 변호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2.1%, 유관기관에 로비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9.4%로 나타났다.
 
고위공직자가 고액의 연봉을 받고 변호사나 고문으로 대형로펌에 취업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변호사 자격 없이 대형로펌에 고문으로 취업하는 것은 로비를 위한 것이므로 금지돼야 한다는 응답이 38.8%를, 취업 자체가 전관예우의 일종이므로 금지돼야 한다는 응답이 34.3%로 집계됐다.
 
고위공직자가 대형로펌에 취직했다가 다시 고위공직으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서는 92%가 반대했다. 근무했던 대형로펌에 특혜를 줄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금지돼야 한다(53.1%), 유능한 인재를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으나 적절치 않다(38.9%) 순으로 답했다.
 
전관예우금지법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응답자의 64.6%는 전관 변호사들이 전관예우금지법을 피해 우회적으로 사건을 수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법원 및 검사출신 회원들의 경우 전관예우금지법이 효과적이라고 응답했다. 48.8%는 전관예우가 많이 줄었다고 답했으며, 44.6%는 전관 변호사들이 사건 수임이 어려워졌으므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들은 앞으로도 이 같은 전관예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응답자의 47.5%는 전관예우가 줄긴하겠지만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고, 32.9%는 음성적이고 변형된 형태로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관예우의 근절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평생법관제나 평생검사제의 정착(23.4%), 재판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18.0%), 전관 변호사들의 수임내역 공개(15.9%), 퇴직 후 일정기간 동안 변호사 개업 전면금지(15.9%), 전관 변호사에 대한 철저한 세무조사(11.9%), 법조일원화(9.8%) 등의 순으로 의견을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해마다 전관예우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관련 자료를 축적해 나감으로써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실증적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전관예우 문제가 개선되고 사법의 공정성이 확보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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