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칭찬했다는 한국의 교육. 일각에서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한 발언이라며 비판도 제기됐었죠.
◇여전히 뜨거운 교육열..사교육비 참여율 70% '육박'
어쨌든 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적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25∼34세 청년층의 고등학교 이수율(98%)과 고등교육 이수율(64%)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입니다. 고등학교 이수율은 지난 2001년부터, 고등교육 이수율은 지난 2008년부터 1위입니다. OECD 평균 고등학교 이수율은 82%, 고등교육 이수율은 39%입니다. 대학진학률은 70% 수준입니다.
2030 세대 여러분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돈! 그렇습니다. 아이 교육비 걱정하고 계시죠.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3만2000원이라고 하네요. 중학교에 가면 26만7000원이 되고요. 고등학교는 22만3000원입니다.
단순 계산을 해보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6년간 사교육비로 1670만4000원을 쓰는 셈입니다. 중학생 학부모는 961만2000원, 고등학생 학부모는 802만8000원을 쓰는군요. 자녀 1명의 초·중·고 사교육에 12년간 3434만4000원을 씁니다. 사교육 참여율은 68.8%라니 남 일만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대학 등록금은 어떻습니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교육지표를 보면 지난 2011년 기준 우리나라 국·공립대의 연평균 등록금은 미국 달러 구매력지수(PPP)로 환산했을 때 5395달러(494만4571원)였습니다. 자료를 제출한 25개국 가운데 4위입니다. 아일랜드가 6450달러로 가장 많았고, 칠레(5885달러)와 미국(5402달러)이 뒤를 이었습니다.
대학의 80%에 달하는 사립대 등록금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사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9383달러(859만9613원)로 12개국 중 4위였습니다. 미국(1만7163달러), 슬로베니아(1만1040달러), 호주(1만110달러)가 1,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12년간 사교육비 3434만원과 대학 등록금 4년 치를 더하면 6873만8452원입니다. 초등학교 진학 전과 고등학교 교육비 등 다른 요소는 뺀 것입니다.
◇2030 세대, 소득 대비 자녀 교육비 따져라
물론 자녀 교육에 돈을 쓰는 게 문제는 아니라는 학부모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2030 세대 여러분은 젊은 시절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 길어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중요합니다. 적어도 본인의 소득 대비 교육비 지출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산업연구원의 분석 자료를 보면 소득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0년 5.3%에서 작년 7.0%로 증가했습니다.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8.2%에서 11.7%로 상승했습니다.
문제는 소득 증가가 교육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도시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지난 1990년(94만원)부터 작년(420만원)까지 23년간 4.5배 늘었으나, 같은 기간 교육비는 5만원에서 29만2000원으로 5.8배 증가했습니다.
◇지나친 교육비, 자녀 위해 다르게 쓴다면 어떨까?
6873만8452원은 매월 35만8012원씩 16년간 모아야 만들 수 있는 돈입니다. 이 금액을 매월 연 금리 3%(단리)짜리 적금에 16년간 부었다면 세후 이자가 1402만9316원이고, 만기 지급액은 8276만7620원입니다. 이는 소상공인의 평균 창업비용 7257만원을 넘나드는 금액이기도 하지요.
더군다나 과거처럼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경우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고령자 또한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모 부양을 가족이 해야 한다'고 응답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 2006년 67.3%에서 지난 2012년 36.6%로 크게 줄었으나,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13.7%에서 22.3%로 늘었습니다. 이런 상황 탓에 자녀에 대한 투자를 지나치게 해선 본인 노후가 곤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권기둥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30 세대가 자녀 교육비를 과도하게 지출하면 본인 노후 준비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나친 절약은 문제가 될 수도 있으나, 자녀 교육비를 줄이는 대신 할 수 있는 투자와 이와 관련한 경제 교육을 자녀에게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가오는 추석에는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이런 얘기도 나눠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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