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부동산3법 '한시적·제한적' 소심한 합의
2014-12-23 17:37:25 2014-12-23 17:37:32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여야의 날선 대립으로 장기 표류하던 부동산3법이 힘겹게 국회의 벽을 통과했다.
 
여야는 23일 임시국회에서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재개발·재건축 1인1주택 공급 폐지 등 부동산3법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여야는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 한해 탄력적으로 적용키로 하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는 3년간 유예키로 했다. 재건축 조합원 복수주택 분양은 3주택까지만 허용키로 했다.
 
주택매매시장에서 기다렸던 소식이지만 합의 과정에서 한시적, 국한된 혜택으로 변질되면서전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예축된다.
 
(사진=뉴스토마토DB)
 
◇긍정적 효과 있겠지만 한시적인 혜택 한계
 
올해 주택시장은 전세난과 정부의 지원으로 실수요자가 대거 매매로 돌아서며 매매 거래량은 2006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1~11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91만4043건으로 2006년 이후 최고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5%, 지금같은 추세라면 100만건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연간 100만건은 2006년 108만건 이후 한차례도 달성하지 못했다. 현 정부 들어 2년 연속 매매거래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난과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에 따라 임차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며 거래 증가세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여야는 8년 만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에 합의했으며, 올 7월에는 DTI, LTV 등 금융규제가 4년 만에 완화됐다. 9.1부동산대책에서는 재건축 규제가 완화됐으며,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까지 인하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올해 주택시장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기도 했지만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가 내집마련에 나서며 예상 이상의 거래 증가세를 가져왔다"며 "하지만 상당수의 실수요가 올해 매매로 돌아서며 현재 분위기라면 내년에도 올해 만큼의 거래량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번 여야 합의로 구매력 있는 수요층의 주택구입을 유발하고, 재정비 사업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국토부와 달랐다. 부동산3법이 매수심리를 위축시킨 규제지만 상징적 의미를 가질 뿐 일부 단지, 매매당사자에 한정된 규제로, 시장 파급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가 실제 도입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지만 폐지와 한시적 유예, 제한적 폐지가 주는 심리적 부담감 차이를 제거하지 못했다.
 
강남구 재건축단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거래되는 것들이 이익금을 부과한다고 거래되는 것이 아니다"며 "최소 유예기간이 연장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시장에서는 없는 것을 전제하고 거래하는데 이번 합의는 시장에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월세상한제, 부동산3법 효과 상쇄할 위협 요인
 
시장에서는 빅딜의 여지를 남겨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시장을 위축시킬 위험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여권은 부동산3법 통과에 합의하면서 전월세 관련대책을 논의할 특위를 구성해 6개월간 활동하기로 제안했고, 여당이 이를 수용했다.
 
특위에서는 ▲전월세 적정전환율 산정 ▲계약갱신청구권 ▲갱신기간 연장 ▲주택임대차 등록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정부에서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제도지만, 정치권의 빅딜에 따라 도입 가능성을 열어놓게 됐다.
 
시장은 전월세상한제 관련 제도가 부동산3법 통과가 매매시장에 미칠 상승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재개발·재건축 1인1주택 공급 폐지가 일부 분양 단지와 일부 매매당사자에 한정된 혜택인 반면 전월세상한제 등은 모든 집주인의 재산권 행사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은희 개포주공공인 대표는 "부동산3법이 일부 관계자와 단지에 국한된 제도라면 전월세상한제는 모든 집주인에게 재산권 침해를 가할 수 있는 제도다"면서 "부동산3법이 시장을 일으킬 플러스 요인보다 전월세상한제가 가진 마이너스가 더 큰 값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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