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했다. 양국은 올해 상반기 내 FTA에 정식서명하고 이른 시일 안에 협정을 발효할 방침이다. 이번 FTA를 통해 부품과 화장품 등 중소기업의 베트남 공략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에서 김학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과 부 휘 손(Bui Huy Son) 베트남 무역진흥청장이 만나 한-베트남 FTA에 가서명(Initialling)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지난해 12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 때 FTA를 실질적으로 타결하고 이후 기술적인 협의와 법률검토 작업을 거쳐 가서명에 이르렀다"며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한-중 FTA 협정문에 정식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베트남 FTA는 그동안 양허품목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가서명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투자, 규범·협력, 등에 관한 양국의 17개 챕터 협상결과가 모두 밝혀졌다.
우선 우리나라는 수입액 기준 94.7%에 해당하는 품목, 베트남은 수입액의 92.4%에 해당하는 품목에서 시장을 개방하고 15년 이내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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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對) 베트남 주요 수출품인 섬유(면직물·폴리에스터단섬유직물 등) 등은 3년, 변압기, 전동기, 믹서, 합성수지, 항공기부품 등은 5년 안에 무관세로 베트남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또 철도차량부품, 원동기, 의약품 등은 7년, 자동차부품, 화물자동차(5톤~20톤), 승용차(3000㏄ 이상), 화장품 등은 10년 안에 무관세로 베트남에 수출할 수 있다.
대신 우리나라는 건전지, 경유 등 석유제품, 고무제품, 버섯 등은 3년, 선박용부품, 당면, 인삼음료, 가오리 등은 5년 안에 무관세로 수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통신용전선, 합판은 7년, 베어링, 열대과일, 생각, 마늘, 난초 등은 10안에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국내 농산물 시장의 민감성을 고려해 ▲양허제외(기준세율 유지) ▲저율관세할당(TRQ) ▲장기관세철폐 등 다양한 예외적 수단을 확보해 국내 산업계 피해를 줄이려고 했ㄷ"며 "쌀은 협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베트남의 수요 수출품인 새우는 한-아세안 FTA와 동일하게 관세철폐가 아닌 저율관세할당(TRQ)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지난 2009년 발효된 일본-베트남 FTA로 국내 기업이 베트남 시장에서 일본 기업보다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했으나, 앞으로는 국내 기업이 일본 기업과 비슷한 조건에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밖에 서비스·투자에서는 포지티브 방식을 채택하되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으로 전환하는 재협상 조항을 포함시켰으며, 투자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아세안 FTA보다 높은 수준의 투자 보호규범에 합의했다.
한편, 가서명된 한-중 FTA 영문 협정문은 30일부터 산업부 FTA 홈페이지(
www.ft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FTA 가서명이란?
FTA 타결 선언 이후 협정의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인 조항으로 작성해 영문 협정문으로 작성한 뒤 법률적 검토를 거쳐 양국이 서명하는 절차다. 이 때 협상문은 서로 오해가 없도록 영문본으로 작성하는 게 원칙이다.
가서명은 정식서명은 아니지만 협상에 관계된 기술적 부분에서 검토를 마쳤다는 뜻으로, 가서명이 끝나면 양국은 영문본을 자국 언어로 번역한 훈 상호 검증작업을 거치고 서명(정식서명)하고 협정문을 국회가 비준하면 FTA가 정식으로 발효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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