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양도세 중과 폐지 혼란..끝은 어디?
설익은 정책 발표..수정 반복
국회 통과도 미지수..시장만 골탕
2009-04-29 11:02:00 2009-05-01 13:08:58
[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정부 말 믿다가는 큰 코 다치게 생겼습니다"
 
3주택자 이상 다주택 보유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 폐지를 둘러싼 법안이 혼선을 거듭하면서 양도소득세법은 '누더기 법안'이 되어버렸다.
 
부동산 업계와 소비자측은 정부가 '99%될 것'처럼 말해 이를 믿고 부동산을 팔거나 팔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번복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우왕좌왕'
 
정부의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명목으로 3주택자이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법안은 현재까지 여섯차례나 수정을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세제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양도세율을 60%에서 45%까지 한시 인하한 것에 이어 지난 3월 16일 추가개편안을 발표했다.
 
양도세율을 45%에서 기본세율(올해 6~35%, 내년 6~33%)로 낮추기로 가닥을 잡은 것. 정부는 당정협의를 끝냈다며 국회통과를 자신해 입법안 통과에 앞서 3월 16일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국회에 들고 들어가보니 입법권을 무시한 처사에다 '부자감세'라는 목소리가 높아져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이에 지난 23일 또 수정안을 내놓았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 기본세율을 적용하되 강남 3구 등 투기지역은 15% 탄력세율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정리되는가 싶더니 문제점이 또 생겼다. 15% 탄력세율을 적용하게 되면 기존 중과세(45%)보다 높은 세율(50%)이 적용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 것. 이에 따라 탄력세율을 15%에서 10%로 완화하기로 24일 조정 절차를 거쳤다.
 
여기에 강남3구 다주택자 중 정부말을 믿고 매매한 사람들의 손해 사례가 발생하자 정부는 지난 3월 16일 이후 강남3구 지역 주택을 판 다주택자들에 한해 정부 발표대로 양도세 중과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렇게 만든 최종 개정안은 27일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에서 통과됐다.
 
겨우겨우 합의된 안은 아직 남은 국회 통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 27일 재정위 조세소위는 통과했지만 29일 재정위 표결처리를 거쳐야 하고 법제사법위와 본회의 통과도 남아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
 
◇ 죄없는 시장만 골탕
 
부동산 업계와 소비자들은 "비록 소급적용한다고 했지만 국회를 통과할지 미지수여서 여전히 불안하다"며 "정부 정책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로 지정돼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개포 주공 1·2단지의 경우 11평(단지 내 최대평수 17평)을 매도한 3주택자는 이번 강남3구 양도세 기본세율이 무산됨에 따라 소급적용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손해를 보게 됐다.
 
탄력세 10%를 더 내게 됨에 따라 1000만원 정도를 세금에 더 얹게된 것. 소급적용방안이 마련됐지만 통과여부가 확실치 않아 불안한 상태다.
 
채은희 부동산114 개포부동산 대표는 "정부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 발표에 따라 매도자들이 시기를 결정하고 매수자도 매수를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논의됐다 보류하는 것이 반복됐다"며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장 믿을만한 것이 정부정책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가장 못믿을 것이 정부정책이 되버렸다"며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지면서 부동산 거래에 혼선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정부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시장의 혼란은 극심해지고 회복되는 듯 했던 부동산 거래는 되레 감소하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양도세 중과세 폐지안이 보류된다는 얘기가 나오던 지지난주부터 거래가 둔화되더니 강남3구에 대해 탄력세가 붙는다는 안이 나오면서 호가까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던 시장에 오히려 방해를 줬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위기로 경기가 가뜩이나 살얼음판인데 정부 정책마저 아마추어적 수준을 탈피하지 못해 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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