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중동발 오일머니가 국내로 대거 유입되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대통령 순방과 대형 투자협력 체결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분기 30%이상 하락했던 외국인직접투자가 2분기 들어 큰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 투자실적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분기 신고 실적은 53억2000만달러로 1분기 35억5000만달러에 비해 50% 가까이 늘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5년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는 신고기준 88억7000만달러, 도착기준 60억6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선 각각 14.2%, 19.8% 감소한 모습이지만 1분기의 심각했던 부진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회복세를 이끈 중동지역 투자액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무려 40배 이상 늘어난 13억4000만달러로 조사됐다.
산업부는 지금까지 미미했던 중동 투자액이 증가한 데 대해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이 투자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박 대통령 순방 시 체결한 11억3000만달러 규모의 포스코-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 사이의 투자협력을 비롯해 대형 연구개발(M&A) 투자 등이 중동 투자를 늘렸다는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자금을 국내 국내건설기업에 투자유치해 우리는 기업재무구조 개선 및 건설수주 가능성 확대 될 수 있고, 중동은 자국의 인프라 개발 및 산업구조 다양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한·중 FTA 체결의 영향으로 게임과 영화 등의 문화콘텐츠와 화장품, IT 등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들에 대한 해외기업의 투자가 늘어난 것도 외국인직접투자가 회복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FTA체결 이후 중국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화장품 분야나 애니메이션 분야 등으로 외국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해외 자금력을 등에 업은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글로벌 기업의 밸류체인을 활용하기 위한 부품소재 분야도 외국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동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 관련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 21억달러(-16.3%), 유럽연합(EU) 13억1000만달러(-59.8%), 일본 9억7000만달러(-15.3%), 중국 3억9000만달러(-49.2%)로 집계됐다.
2분기 들어 중국과 EU, 일본을 중심으로 외국인직접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나 그리스발 유럽경기 위축 등 투자유치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부는 하반기에 선정될 대형 복합리조트 등에 홍콩과 미국 등의 관심이 높은 편이고 한·중 FTA 이후 중국의 비즈니스 투자수요가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하며 투자 회복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복합리조트, 문화콘텐츠, 부품소재 등 투자유망분야에서 성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소기업과 해외 투자가간 1:1 상담회와 장·차관 등 고위급 투자유치활동, 주요 잠재투자가 방한 초청 투자설명회, 국내기업·지자체 등과의 합동 투자유치설명회(IR) 등 소규모·맞춤형 투자유치설명회(IR)를 마련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메르스와 그리스 발 경기침체 등 투자 위축 요소 들이 있지만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올해 사상 최초로 외국인 투자 200억달러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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