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떠안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러나 다음달 말까지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산업은행이 조성하는 대기업 구조조정 사모펀드(PEF)에 대우건설을 넘겨야 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일 오후 이같은 내용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측은 대우건설 풋백옵션(매도 선택권) 문제에 따른 유동성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두달 가량의 시간을 벌게 됐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이란 지난 2006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약 3조5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권리행사 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이들에게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을 뜻한다.
지난1일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는 1만1500원. 현재 주가 수준이 올 연말까지 계속되고, FI가 권리를 행사하면 금호그룹은 이들에게 3조~4조원 가량의 차액을 보전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앞서 금호그룹이 핵심계열사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아예 대우건설을 넘기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만약 금호그룹이 새로운 FI를 찾지 못하면 산업은행의 대기업 구조조정 사모펀드(PEF)에 대우건설을 넘겨야 한다. 산은이 일단 금호그룹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2개월이라는 시간을 줬지만, 이 기간동안 문제를 해결해지 못하면 국내 시공능력 1위인 대우건설을 당분간 잃게 되는 것이다.
지난달 13일 민유성 행장은 "상반기 중 1조원 규모의 PEF를 조성해 대기업 구조조정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은 경영여건이 호전된 뒤 해당기업이 매각자산을 다시 매입하기를 원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었다.
현재 대우건설 지분은 금호그룹과 채권단이 각각 33%와 39%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의 대기업 구조조정 PEF가 대우건설 지분을 11% 이상 사들일 경우 금호그룹은 경영권을 잃게 된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그룹측이 FI 유치에 자신감을 보인 만큼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측은 내달까지 새 FI유치를 자신하고 있다.
금호그룹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호생명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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