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규모의 모바일 결제 시장이 이통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 중이다. 지난 18일
KT(030200)가 BC카드와 손잡고 전자지갑 서비스 ‘클립(CLiP)’을 출시한 가운데, 경쟁사들의 기존 서비스인 SK플래닛 ‘시럽(Syrup)’,
LG유플러스(032640) ‘스마트월렛(Smart Wallet)’ 등의 향후 전략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모바일 뱅킹 ▲모바일 신용카드 ▲휴대폰 소액결제 ▲전자지갑 등으로 구분된다. 이통 3사는 전자지갑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는데, 전자지갑은 스마트폰에 각종 지급수단과 포인트카드 등을 일괄 탑재해 실물 지갑을 대체할 수 있게 한다. 그동안 포인트 적립과 쿠폰 활용 등의 수단으로 주로 이용됐지만 최근 이통사들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면서 O2O(Online to Offline) 시장 진출의 주요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KT의 클립 서비스는 오프라인 결제 시 이용자 혜택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위치 기반 서비스를 통해 할인이 적용되는 가맹점을 찾아주며, 결제 시 멤버십과 쿠폰뿐 아니라 업계 최초로 신용·체크카드 할인 정보를 동시에 제공해 최대 할인율을 알려준다. 오는 10월부터는 직접 결제 기능까지 탑재돼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까지 휴대폰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자회사 SK플래닛의 ‘시럽’을 통해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 4월 출시된 간편결제 서비스 ‘시럽 페이’는 4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600억원을 돌파했고 가입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SK플래닛은 시럽 페이를 전국 1200여개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선주문 서비스 ‘시럽 오더’에 확대 적용하고, 연내에 기프티콘, T스토어, T맵택시, OK캐쉬백 등의 서비스와 O2O 채널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월렛’은 지난 7월말 기준 가입자 수가 350만명을 넘었다. 스마트월렛역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페이나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O2O 서비스와의 연계 등을 통해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4분기 3조8830억원에서 올해 2분기 5조7200억원까지 늘어났다. 또 닐슨 코리아클릭에 의하면 국내 전자지갑 결제액은 2014년 4조1000억원에서 올해 4조8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정식 출격시키며 국내 전자지갑 시장 경쟁을 더욱 가열시킨 가운데, 기존 가입자와 가맹점 기반,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춘 이통 3사가 해당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등 IT 기업과 기존 결제대행사(PG)사들과의 경쟁도 변수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상품 및 서비스 대금 결제 수단은 여전히 현금(37.7%)과 신용카드(34.2%) 비중이 가장 높다. 그만큼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김종대 LG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얼마나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구현하는지, 해킹으로부터 안전한지, 얼마나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는지가 관건이었다면 앞으로는 비즈니스 모델 경쟁이 병행될 것”이라며 “결제수수료 이외의 부가가치 창출 영역을 찾고, 이를 기반으로 가맹점과 소비자들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남규택 KT 마케팅 부문장(부사장)(사진 오른쪽 두번째)과 서준희 BC카드 사장(세번째)이 모델들과 함께 KT와 BC카드의 IT·금융 융합 신규 서비스인 '클립' 출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