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홍을 겪고 있는 한화투자증권이 서비스 선택제 시행을 두고 경영진과 지점장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서비스 선택제를 시행했다. 이날 회사 메인 홈페이지에는 이 제도 시행을 알리는 공지와 그래픽이 크게 게시됐다.
서비스 선택제는 고객의 주식위탁 계좌를 상담 계좌와 비상담 계좌를 나누는데, 비상담 계좌의 경우 직원의 상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며, 수수료도 기존 금액이 아닌 건당 정액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소액 단타 위주로 거래를 하는 고객의 수수료 부담이 높아지면서 일선의 영업환경이 악화된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한화투자증권이 메인 홈페이지에 서비스 선택제 시행을 알리고 있다.
지점장 54명은 이날 사내 인터넷망에 올린 성명서에서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체질과 시기에 따라 처방이 달리 해야 한다”며 “현재 회사의 체력과 상황은 서비스 선택제를 받아들일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그동안 수차례 이 제도에 대해 시행유보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진형 대표는 “소액 단타매매 관행은 일부 직원들이 자신의 실적만을 위해 하는 행동”이라며 “회사의 이익이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잘못된 관행을 고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제도 시행에 대해 항의했던 지점장 중 두 명이 사측으로부터 자택 대기발령을 통보받으면서 더욱 감정대립이 확산되고 있다. 주 대표가 2013년 취임한 이후 지속된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반감이 최근 서비스 선택제를 놓고 집단행동으로 분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은 제도를 강행하고, 지점장들은 지점장 협의체를 결성해 대응에 나서면서 당분간 한화투자증권의 내홍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주 대표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이 나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주 대표가 본인의 SNS를 통한 소통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내부 구성원과는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며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현재와 같은 논란은 회사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주 대표의 개혁 취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주 대표의 방안을 보면 기존 증권가의 관행을 혁신하는 내용이 많고, 업계에 시사하는 점도 분명이 있다”며 “현재 논란이 일어난다고 해서 방안의 취지와 내용을 폄하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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