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한국 100대 부호 중 자수성가 창업자가 22명에 불과해 미국 100대 부호 71명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한국에서는 창업주인 부모로부터 주식이나 부동산을 물려받은 부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17일 재계 전문사이트 재벌닷컴이 한국 상장사 100대 주식부호(15일 기준)와 지난 3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부자 100명(미국 국적)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
한국과 미국의 부호 상위 20명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자수성가 부호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11위)와 허용도 태웅 대표이사(17위) 등 2명이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샘 월튼 월마트 창업자의 2세인 짐 월튼 회장 등 4명과 피델리티 창업자의 상속녀인 에비게일 존슨 등 5명이 상속을 받은 부자였고, 나머지 15명은 자수성가형 부자였다.
세계 최고 부호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렌 버핏 버크셔헤더웨이 대표, 로렌스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등 미국의 3대 부호는 모두 스스로 기업을 창업해 부호가 됐다.
하지만 한국의 10대 부호는 모두 전통 재벌가 출신으로 이뤄졌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등 부호 상위 4명은 삼성가와 현대가 2세들이다.
한국 100대 부호 가운데 자수성가 부호 1위에 오른 인물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다. 한때 국내 최초로 '1조원 벤처 부호'에 올랐었다.
산업기계 금속단조 회사 태웅의 허용도 대표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 이준호 NHN 임원(COO),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등도 순수하게 자수성가로 성공한 인물들이다.
이처럼 한국의 자수성가 부호가 미국에 비해 현저히 적은 이유는 좁은 내수시장과 자본조달을 위한 금융시장의 불평등 관행 등 경제적 환경이 대기업 위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벤처기업 창업을 위한 금융지원이나 유망 중소기업 발굴을 위한 제도 등이 부족한 점은 신생 벤처기업이나 스타기업 탄생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게 재벌닷컴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147개 상장사 중 창업 30년 미만의 회사로, 공기업이나 대기업의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성공한 기업은 웅진코웨이와 NHN 등 단 2개 뿐이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창업 15년 미만의 벤처기업들 중 80% 가량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대기업에 생산제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들이다.
<자료 : 재벌닷컴>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stelo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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