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보다 크게 줄면서 성장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제조업 기업은 매출액 증가율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1년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떨어지면서 원화 환산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상장기업 1731개사와 비상장기업 169개사(금융·보험업 제외)의 '201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1.3%로 전년 2.1%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제조업 기업의 매출 감소다. 한은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 12만2097개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6%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으로 1961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그만큼 장사가 안됐다는 의미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수출 대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과 국제유가 하락 및 환율 하락 등 가격 요인이 매출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전기·전자 업종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4.6%에서 -7.4%로 급락했다. 주로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매출 하락을 주도했다.
매출이 감소하면서 국내 제조업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2% 증가하는데 그쳐, 전년(5.3%)과 비교해 증가폭이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전기·전자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9%로 하락했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한 석유·화학도 2.7%로 낮아졌다.
반면에 매출액대비 세전순이익률은 3.3%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증가했다. 일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채무액을 출자로 전환하고, 자산매각을 통해 영업외 수익을 늘렸기 때문이다.
기업이 수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은 284.5%로 전년(283.9%)보다 소폭 상승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하락했으나 금리인하 영향으로 금융비용 부담률이 더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134.5%로 전년(141.0%)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차입금의존도는 32.2%로 전년(31.5%)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박성빈 팀장은 "유가하락으로 매입채무 비중이 줄어 부채비율은 하락했으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단기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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