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스마트폰 후발주자인 샤오미가 초당 300대를 팔아치우는 저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중국 샤오미테크의 공동 창업자인 류더 부대표는 합리적인 가격과 팬덤 문화를 그 비법으로 꼽았다.
류 부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창조경제박람회' 특별강연에서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며 "지난 2010년 전자상거래, 온라인게임 및 서비스 등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왔다는 것을 알았다"고 운을 띄웠다.
중국 샤오미테크의 공동 창업자인 류더 부대표가 26일 '2015 창조경제박람회'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토마토
류 부대표는 "폰으로 인터넷을 하면 식탁에 앉아 있거나 화장실에 있을 때, 또는 중국에 있거나 한국에 있더라도 모두 연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지금은 인터넷에서 휴대폰을 사는 게 흔한 일이지만 5년 전만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을 통해 2000위안이라는 큰돈을 주고 물건을 사야한다면 두려움을 갖기 마련"이라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판매도 평범하게 하지 않았다. 류 부대표는 "매일 제품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았다"며 "12시 등 특정 시간에만 제품을 판매한다고 공지한 정해놓고 팔면 고객들이 반드시 방문한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지난 2010년 스타트업 기업으로 다소 늦게 스마트폰 업계에 뛰어든 샤오미는 휴대폰을 만드는 방식에도 차별화를 뒀다. 휴대폰을 만들기 전에 운영체제(OS)를 먼저 만들었다.
그는 "OS가 완벽한 상태가 아님에도 일단 공개했다"며 "이후 매주 금요일마다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6개월에 걸쳐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전통적인 안드로이드 방식을 기반으로 편리함을 더한 미유아이(MIUI)를 만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류 부총재는 "무엇보다 고객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듣고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러면서 새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에 공개하면 그들은 샤오미의 팬이 된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6개월 만에 150만 고객을 확보했고, 샤오미가 폰을 만들면 살 거라는 팬을 양성했다. 전혀 이름도 듣지 못한 샤오미가 온라인 통해 폰 판매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중국산 휴대폰의 가격 보면 마케팅 비용이 많다"며 "회사가 마케팅 비용을 쓰지 않으면 고객들은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제품을 살 수 있다"고 밝혔다.
류 부대표는 "고객 입장에서는 4000위안에 제품을 사더라도 실제 가치는 2000위안과 같다"며 "샤오미는 마케팅비용 90%를 줄이는 방식으로 2000위안에 폰을 판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 덕분에 샤오미 폰은 온라인에서 3일 간 초당 200개씩 팔려 나갔다.
팬덤 문화 형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류 부대표는 "중국 젊은이들은 전세대에 비해 다양한 기회가 줄면서 비관적인 심정인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조차 경시하면 안되겠다, 그들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더니 이들이 우리의 팬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위 말하는 '휴대폰 덕후'들을 공략했다. 그 누구보다 폰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이고 지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판단에서다.
류 부대표는 "미래는 젊은이들의 시대이고, 19~35세가 주 고객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맞춰서 생각하려고 한다"며 "전 세계 모든 젊은이들이 가성비 높은 제품 사용토록 하고 이 제품이 가져오는 행복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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