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교육감들이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을 하루 앞두고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2조원을 중앙정부 예산으로 편성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은 1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국회에서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당장 한달 뒤인 내년 1월 1일부터 보육대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교육감들은 "현재 교육청은 일방적으로 떠맡은 누리과정 예산으로 지방채가 급증해 재정위기에 놓여있다"며 "이런 처지에 놓인 지방교육청이 교육부가 요구하는 4조원의 지방채를 내년에 추가로 발행하는 것은 수용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교육감들은 "정부 여당은 무책임하고 비현실적인 방안만을 내놓고 있을 뿐이고 지방자치단체 이전 수입과 학교용지부담금 등이 증가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가능하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교용지부담금 등에서 3000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17개 시도교육청은 학교용지부담금의 규모를 올해 320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2800억원 수준으로 400억원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교육감들은 “여·야 협상 과정에서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 2조억원에 대해 새누리당은 화장실 개선 등의 교육환경 개선 명목으로 2000억 정도를 우회 지원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고도 하지만 이런 방안은 누리과정 예산을 정부 예산으로 편성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집하는 것이고 경기도교육청 한 곳에서 필요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5459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근거도 없는 추정치로 예산 편성이 가능하다고 국민을 호도하고 교육현장을 갈등과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아니다"며 "정부는 우선 현재 미편성된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2조원을 중앙정부 예산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매년 반복되는 누리과정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과 누적된 부채로 파산 지경에 이른 지방교육재정을 해결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교육감들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정(왼쪽부터) 경기도 교육감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이 1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안문제 해결촉구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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