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1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방송시장에선 종합편성채널(종편)과 IPTV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지상파와 케이블TV(SO)의 성장세는 크게 주춤했다.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는 방송시장의 효율적인 경쟁체제 구축과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것으로, 방송법 제35조의 5에 따라 매년 실시된다. 방통위는 방송시장을 크게 ▲유료방송시장 ▲방송채널 거래시장 ▲방송프로그램 거래시장 ▲방송광고시장으로 획정하고, 시장별 사업자 수, 점유율 등 시장구조, 수요 및 공급 대체성, 요금·품질 등 시장성과, 사업자 행위 등을 바탕으로 경쟁상황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4년 방송시장은 전년 대비 4.9% 성장했으며, IPTV와 종편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등 후발사업자가 이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 가입자 집중도와 방송광고시장 집중도가 감소하는 등 시장경쟁이 활성화된 것으로 방통위는 분석했다.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사진/뉴시스
방송사업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14조72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IPTV 매출은 3733억원으로 33.2% 증가했고, 가입자는 24.6% 늘어난 1985만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반면 SO는 매출이 전년대비 1.4% 줄어든 2조3462억원으로 사상 최초 역성장을 기록했다. 가입자도 감소해 1461만명에 머물렀으며, 방송수신료 총액은 8.7% 감소한 1조645억원으로 IPTV(1조2148억원)에 처음으로 뒤졌다. SO의 수신료 매출 축소로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면서 홈쇼핑 송출수수료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모든 SO에서 100%를 넘어섰다.
요금수준은 SO는 하락한 반면 IPTV는 상승했다. 평균 유료방송 요금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VOD 수입을 제외한 수신료 기반 가입자당 매출(ARPU)'을 살펴보면 SO는 전년 대비 약 889원 하락한 5079원을 기록했고, IPTV 3사는 242원 오른 6967원을 기록했다.
종편 4사의 방송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1.2% 증가한 4016억원을 기록해 IPTV와 함께 방송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지상파 방송 매출액은 4조49억원으로 2.8% 늘었지만 매출액 점유율은 감소 추세다. 홈쇼핑 PP도 매출은 1.7% 증가한 3조4728억원을 달성했으나 성장속도가 크게 줄었다.
또 방송광고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에 따라 지상파 3사 본사 영업이익률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으며, 일반 PP의 영업이익률도 줄었다. 다만 프로그램 판매, 협찬, 비지상파 채널로의 프로그램 제공 등이 늘면서 매출구조는 다변화됐다. 또 지상파와 PP의 자체제작비는 감소한 반면 외주제작비와 방송프로그램 구매비용이 증가해 프로그램 수급방식도 변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자군별 방송사업 매출액 및 점유율 추이. 자료/방송통신위원회
한편 방송상품이 포함된 결합상품 가입자는 올해 6월 기준으로 1199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5.7% 증가한 것으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42.3%가 방송통신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결합상품 가입자는 IPTV가 77.5%, SO가 22.5%를 차지하고 있다. 방송상품이 포함된 결합상품 판매 상위 3대 사업자는
KT(030200)(33.6%), SK브로드밴드(26.6%),
LG유플러스(032640)(17.2%) 순이다.
특히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비중이 늘고 있다. 방송과 이동전화가 포함된 결합상품 가입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496만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17.7% 늘었다. 이통 3사 계열이 이같은 결합상품 가입자의 99.7%를 차지했으며, 사업자별로는 SK군(44.8%), KT군(33%), LG유플러스(21.9%)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유료방송의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액은 2014년 5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으며, IPTV 3사가 VOD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이용자 대상 설문 결과 국내 가입형 OTT(Over The Top) 서비스 중에서는 IPTV 3사의 OTT 서비스, 지상파의 푹(POOQ),
CJ헬로비전(037560)의 티빙이 이용도가 높았으며, 대체로 유료방송의 보완재로 활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최근 CJ헬로비전 매각 이슈와 관련해 SO가 사양사업이냐 아니냐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매출은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수익률 등 다른 지표를 보면 아직 높은 편이므로 평가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종편의 경우 매출액 신장률만큼 제작비가 늘어야 하는데 오히려 줄어들어 납득이 안 간다"며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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