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올 한해는 1%대로 떨어진 기준금리 영향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급증했다. 그에 따른 전세물건 부족현상과 가격 상승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월세로 전환하는 세입자들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월세시대를 맞았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올해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135만4000여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1%인 59만7000건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1.0%와 비교해 3.1%p 증가한 것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33.7%에서 38.5%로 4.8%p, 아파트 외 주택은 47.2%에서 48.7%로 1.5%p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47.5%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외 주택은 50.0%로 증가하면서 절반이 임차시장 거래 중 절반이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도 소폭이지만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 집계 결과 지난 7월 첫 조사를 시작한 전국 평균 월세보증금은 4580만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4633만원으로 4개월 새 1.2% 상승했다.
◇낮은 금리로 인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월세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집값 턱 밑까지 쫓아올 정도로 전세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전세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보다 저렴한 전세물건이 있는 연립이나 다세대로 옮기거나 아예 월세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11월말 기준 올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6.56%로 지난해 전체 상승률 5.19%를 이미 넘어섰다. 올해 최종 상승률은 7%를 넘길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지난 2011년(16.21%) 이후 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월세 전환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저금리 현상이 계속 이어진데다 서울의 경우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등에 따른 멸실주택 증가로 수급 불균형까지 더해지면서 전세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세가격 상승은 결국 세입자들의 월세전환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내년 2월부터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대출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보다는 전세를 찾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금리가 내년에는 인상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에 따른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가격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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